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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토큰화①] 몸값 이견 좁혔다…눈높이 맞춘 증권사·거래소 합종연횡

2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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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인수에 나서는 증권가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빗썸과 키움증권 간 지분 투자 논의까지 거론되면서 국내 5대 원화 거래소 모두 증권사 또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와 지분으로 얽히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증권사와 거래소 간 지분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간 증권사와 해외 거래소들은 원화 마켓을 보유한 국내 거래소와 지분 인수를 타진해 왔지만, 밸류에이션 눈높이 차이로 무산되는 경우가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이 가시화되면서다. 자산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온체인(On-chain)' 흐름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산하고, 24시간 어디서든 금융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인프라로서 블록체인의 활용 가치가 부각되자 증권가의 눈높이도 다시 맞춰지고 있다.

◇'크립토 혹한기'에도 4천억 몸값 인정받은 코인원

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로부터 총 1천6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이 가운데 550억원가량은 신주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양사가 각 800억원을 투입해 지분 약 20%씩을 확보하는 구조로, 단순 역산한 코인원의 기업가치는 4천억원 수준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코인원 지분 투자에 대해 "전통 금융의 신뢰와 글로벌 크립토의 기술을 모두 얻으면서 경영권까지 방어한 코인원의 압도적인 승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코인원 외에도 두나무는 최근 네이버파이낸셜과 하나금융그룹, 한화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금융·IT 회사와 지분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SDS가 두나무 지분 4% 확보를 위해 들인 금액은 6천128억원에 달한다.

코빗은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에,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는 바이낸스에 인수됐다.

◇ 증권사가 사는 건 코인 아닌 플랫폼…"할까말까 아닌 어떻게 할 것인가"

증권사들이 거래소 지분 확보에 나서는 배경은 저마다 다르지만, 업계의 시선이 모이는 지점은 하나다. 자산이 블록체인 위로 옮겨가는 흐름은 이미 거스를 수 없으며, 이제는 '진입 여부'가 아닌 '방식과 속도'의 문제라는 판단이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이 전환된다는 판단 자체는 이미 끝났다"며 "이제는 할까 말까가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해외에서는 코인베이스와 크라켄 등 거래소가 증권 상품으로, 페이팔 같은 결제 기업이 디지털 자산으로 영역을 넓히며 업권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이런 패러다임 전환기에 거래소 지분은 여러 과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카드로 꼽힌다. 신규 진입이 사실상 막힌 국내 환경에서 원화마켓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10여년 가까이 쌓아온 블록체인 인프라 운영 노하우와 토큰화 자산에 가장 먼저 반응할 투자자층까지 함께 확보할 수 있다. 향후 토큰증권(ST) 중개로 이어질 접점을 선점하는 효과도 크다.

과거 핀테크에 시장을 일부 내줬던 경험도 이런 움직임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토스와 카카오페이가 편의성을 앞세워 송금·결제 시장을 파고드는 동안 전통 금융사들은 플랫폼 경쟁에서 밀렸고, 개인투자자가 머무르는 플랫폼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를 한발 늦게 체감했다.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위기의식이 이번 합종연횡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든 금융사가 다양한 자산을 한곳에서 거래하는 '슈퍼 앱'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인프라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토큰증권 시장이 열렸을 때 가장 먼저 움직일 투자자들이 모여 있는 곳도 결국 거래소"라고 짚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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