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은행권은 홈플러스 직접 여신 약 1천억원에 대한 회수는 사실상 접었다.
대신 9천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임차점포 관련 부동산 펀드·리츠 자금은 대부분 선순위 대출이어서, 담보 처분 등 자산운용사들과 사업장별 출구전략 논의에 착수했다.
아직 홈플러스 관련 펀드에 상각 처리를 해두지 않은 만큼, 대손충당금 적립이 향후 은행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은 홈플러스 본사에 내준 대출 1천억원가량을 지난해 6월 전액 상각한 뒤, 환입에 대한 시나리오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회생 기간 급여·물품대금·조세 등 공익채권이 1조1천억원 규모로 불어난 데다 파산 시 임금·퇴직금이 최우선 변제되는 만큼, 일반 파산채권인 은행 여신에 돌아올 배당 재원은 사실상 없다는 판단에서다.
홈플러스 여신을 취급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 없이 신용으로 나간 여신이어서 변제 순위가 뒤로 밀린다"며 "회수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고, 즉시항고 시한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대출을 내준 자산의 대부분은 메리츠금융그룹의 담보로 잡혀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세일앤드리스백으로 운용사에 이미 판 상태다.
은행들은 홈플러스 물건 자체가 범용성이 있지 않은 만큼 회수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상각 처리된 만큼, 여신, 리스크 담당자들도 해당 사안을 비중 있게 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선은 펀드와 리츠 쪽에 쏠리고 있다. 은행의 펀드 자금은 대부분 선순위로 이뤄져 있지만, 몇몇 중후순위 물량도 있는 상황이다.
리츠의 경우 구조에 따라 회수 가능성이 다르다. 일례로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최대주주인 서부티엔디는 책임임차하기로 협의를 마쳐 상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다만, 예외도 많다. 농협은행과 SBI저축은행은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신탁제126호에 중순위로 250억원 규모로 자금이 들어가 있어 매각가 하락 시 손실 가능성이 거론된다.
문제는 직접여신과 달리 은행들은 펀드에 대해 충당금을 쌓거나 상각 처리를 대부분 해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회생이 될지 안 될지 몰라 펀드는 상각하지 않은 상태"라며 "파산 절차가 진행되면 중후순위 위주로 손실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고, 선순위는 대부분 큰 문제가 없을 것이지만 펀드별 상황이 다 다르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홈플러스 부동산 펀드는 폐쇄형 특수목적법인(SPC) 구조인데, 추가 출자를 통한 버티기도 어렵다는 게 은행권 중론이다.
당장 다음 달 5일 만기인 이지스KORIF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3호 대출 5천800억원(하나은행 1천600억원·우리은행 800억원·iM뱅크 450억원 등)이 관련 펀드에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펀드는 지난해 8월 만기였지만 대주단이 1년 만기 연장을 결정한바 있다.
은행은 대부분 선순위로 자금이 집행돼 있어 조기 회수를 원하지만, 연장 거부로 EOD가 나면 헐값 공매 부담이 중·후순위와 수익자에 전가돼 이해 조율이 필요한 모습이다.
이에 전일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 임차점포에 자금을 공급한 은행들을 소집하고, 대주단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대주단 내에서 협의를 통해 사업장 재구조화가 될 때까지 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식으로 시간을 더 가져달라는 게 금융당국의 요구인 셈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임대료가 안 들어오면 시간이 지나 기한이익상실(EOD)이 되는 만큼, 소유자인 운용사와 개별 사업장별로 논의해야 한다"며 "홈플러스 단독 매장이라 이 상태로 파는 것은 쉽지 않고, 위치가 좋은 곳은 명도 후 개발하는 방안도 있어 여러 시나리오를 다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mhan@yna.co.kr
한상민
smha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