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뿌리 뽑기 위해 조사 공무원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 요청 권한을 부여하고, 부당이득 원금 몰수 대상을 3대 불공정거래 전반으로 대폭 확대한다.
금융위원회는 8일 한국거래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1주년 운영성과 점검 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합동대응단은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직원이 한 공간에 모여 불공정거래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꾸려진 조직이다. 출범 당시 36명이던 인력은 현재 90명으로 늘었고, 조만간 100명 수준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지난 1년간 합동대응단은 이른바 '슈퍼리치'의 장기 시세조종, 증권사 고위 임원의 내부자 거래, 언론사 기자의 선행매매 등 10여 건의 중대 불공정거래 사건을 적발해 냈다.
혐의 포착 즉시 기관 간 역할을 분담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큰 대규모 사건은 압수수색 등 강제조사로 직행해 핵심 자료를 조기에 확보하는 공조 체계를 안착시킨 결과다. 확정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형사절차 대신 올해 1월 도입된 과징금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부당이득을 신속하게 환수하는 기반도 다졌다.
정부는 점차 지능화하고 고도화되는 주가조작 범죄에 맞서 조사와 제재 권한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증거 인멸을 막고 정보 전달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조사 공무원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 요청 권한 신설을 추진한다.
현재 시세조종 범죄에만 적용되는 원금 몰수 및 추징 규정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과 사기적 부정거래 등 3대 불공정거래 전반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를 반영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올해 3분기 중 발의할 예정이다.
부당이득 환수의 실효성을 높이고 불법 자금 은닉을 차단하기 위해 불공정거래 연루 계좌의 지급정지 기간을 최장 1년(현행 6개월, 최대 2회 연장)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렸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시장 감시 체계도 고도화한다.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범죄 행위를 탐지해 매매 양태와 결합·분석하는 '사건분석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선제적인 적발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으면 그 누구도 안심하고 투자할 수 없다"며 "조직화하는 주가조작 범죄에 맞서 신속 적발과 엄정 조사, 무관용 제재 원칙으로 강력하게 대응해 '주가조작은 곧 패가망신'이라는 원칙을 시장에 확실히 뿌리내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당국의 권한 강화 방향에 공감했다.
김유성 연세대학교 교수는 "합동대응단이 종전 분산된 권한에 따른 비효율을 줄여 불공정거래 적발에 크게 기여했다"면서도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통신자료 제공 요청 권한 신설 등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TV 제공]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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