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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Why] 삼전닉스 레버리지, 책무구조도 있었다면

2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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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인포맥스) 올해 1월,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에 '책무구조도' 시행을 공식화했다. 내부통제 실패가 반복될 때마다 "누구의 책임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어려웠던 관행을 뿌리부터 바꾸겠다는 취지다. 대표이사부터 실무 임원까지, 업무 영역별로 책임 소재를 사전에 그린 지도를 만들어 경각심을 유지하라는 주문은 그렇게 나왔다.

금융사들은 말없이 따랐다. 책무구조도 도입을 위한 로펌 자문에만 수십억을 썼다. 증권사들은 조직도를 뜯어고치고, 보험사들은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의결권 행사 핵심성과지표(KPI)를 마련했다. 따르지 않으면 제재가 기다리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도 올해만 해도 수십 건의 내부통제 점검을 실시하며 '책임의 공백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했다.

최근엔 이러한 압박이 금융당국을 향하는 모양새다.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주범으로 단단히 찍히면서다. 특히, 이찬진 금감원장의 발언 이후 상황은 더 꼬였다.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는 이 원장의 발언에 자본시장은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를 찾는 데 혈안이 됐다. 금융위원회는 정책효과에 대한 검증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론'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가 환율방어 논리로 해당 상품 출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추측도 검증 없이 떠돈다. 이렇다 보니 삼전·닉스 레버리지는 정쟁 소재로 소모되고 있다. 야당에선 이미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의 파면론까지 들고 나왔다.

문제는 이번 사태를 해결할 주체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융사에 적용된 책무구조도와 달리 이번 정책은 아이디어 제안부터 리스크 검토, 최종 승인까지의 과정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사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당장 책무구조도부터 펼쳤을 일이다. 상품 승인 과정은 적절했는지, 리스크는 충분히 따졌는지, 담당 임원은 누구였는지, 대표이사는 어떤 관리 책임을 졌는지를 차례로 들여다 봤을 것이다.

사고가 난 뒤 책임자를 색출하는 것은 책무구조도의 사후적 효과에 불과하다. 사고 이전에 책임자를 명시하면서 긴장감을 상시 유지하는 것이 선제적 효과다. 책임의 주인이 분명할수록 의사결정은 조금 더 신중해진다. 내부통제의 시작이다.

정책도 다르지 않다. 정부 정책 역시 수많은 사람의 판단과 토론, 검토를 거쳐 만들어진다. 성공했을 때는 공이 되고, 실패했을 때는 책임이 된다. 그 과정이 기록되고 설명될 수 있어야 정책은 다음 단계로 발전한다.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사태는 책무구조도를 따지기도 쉽지 않다. 수습해야 할 이슈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는지, 문제해결 과정을 누가 주도하고 있는지 등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물론, 해당 제도가 성공인지 실패인지 현 시점에서 단정하긴 이르다. 선진 자본시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겪어야 할 '성장통'일 수도 있다. 향후 정책효과를 둘러싼 평가가 달라질 여지도 충분하다.

다만, 책무구조도는 금융사만을 위한 제도는 아니어야 한다. 정책 도입·감독하는 기관에 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저 "드러누워서 말려야 했다"는 갑작스러운 반성보다는 냉정한 평가와 향후 방향성에 대한 통일된 시그널이 더 중요했다. 당국은 늘 "책무구조도에 빈칸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현 상황에도 적용해 봐야 할 일이다. (증권부 정원 차장)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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