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기술력·한화 미국 거점·삼성 실리주의 부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 정부의 군함 건조 협조 요청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조선 3사의 주판알 튕기기가 바빠졌다. 고유의 강점이 미국이 추진하는 방향에 얼마나 부합하느냐에 대미 네트워크 시너지가 결부돼 기업가치를 변동시킬 요인으로 분석됐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와 해군이 국내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전투함과 중형급 급유함 건조 능력을 타진하는 정보요청서(RFI)를 발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MASGA)' 구상이 실무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증권가에서는 양국이 합의한 1천500억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구상과 미국의 정책적 방점에 따라 조선사들의 기업가치와 목표주가가 크게 요동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조선 3사의 뚜렷한 색깔을 당장 바꿀 수 없는 만큼 추진력을 받을 수 있는 주체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압도적인 업력과 기술적 트랙 레코드가 강점으로 지목된다. 국내 최고 수준의 설계 인력을 보유해 고난도 전투함 분야에서 안정적인 선택지로 통한다. 미 해군 함정 정비(MSRA) 자격을 국내 최초로 획득해 미국 정부와의 실무적 신뢰 관계도 두텁다. 미국이 즉각적인 전투 전력 확보와 공급망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전망이다.
한화오션[042660]은 미국 본토 내 직접적인 거점 확보를 무기로 삼을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리조선소를 전격 인수하며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현지 생산 기지를 보유했다. 미국 자국선 건조 우대 법령인 '반스·톨레프슨 수정법'이나 '존스법' 등의 법적 장벽을 유연하게 우회할 수 있는 구조다. 미국 정치권이 현지 고용 창출과 방산 안보 규제를 전면에 내세울수록 가치가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철저한 실리주의적 틈새시장을 겨냥한다. 이번 RFI에서 전투함 부문을 제외하고 중형급 급유함 영역에만 답변서를 제출했다. 급유함은 민간 상선과 구조가 유사해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반복 건조 능력을 증명한 만큼 단가와 납기 면에서 강력한 무기를 쥐었다. 특수선 백로그 부담 없이 미국발 군수지원함 물량을 대거 흡수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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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미국의 선택에 따라 개별 기업의 중장기 매출 추정치가 조 단위로 변경될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국방당국이 단기 전력 공백 메우기와 장기 현지화 중 어디에 힘을 주느냐에 따라 최선호주가 바뀔 것"이라며 "개별 조선사의 대미 접근법과 수주 가시성에 맞춰 목표주가를 공격적으로 조정할 만한 대형 매크로 이슈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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