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은행연합회 감사 후임 인선 작업이 멈춰섰다. 정부의 재취업 심사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기존 한국은행 출신이 자리를 물려받기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방향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배준석 은행연합회 감사는 오는 17일 3년 임기가 만료되지만 아직까지 후임 선임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통상 은행연합회는 1명의 감사 후보를 총회에 올려 의결하고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최종 선임한다. 은행연합회장과 달리 별도의 이사회를 거치거나 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하진 않는다.
여기엔 최소 한두 달의 시간이 소요된다. 한은 등 업무 연관성이 있는 기관 출신이 많아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공윤위) 취업 심사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늦어도 현 감사의 임기가 끝나기 한두 달 전에는 내정자가 정해져야 하지만 절차가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임기 만료 전 선임이 어려워진 만큼, 배 감사는 차기 감사가 선임될 때까지 당분간 업무를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인사 지연을 두고 최근 들어 달라진 정부의 기조 영향이라는 얘기가 금융권과 한은 안팎에서 나온다.
최근 공윤위는 특정 부처 출신 인사가 동일한 기관(기업)에 직전 3회 중 2회 이상 재취업한 경우 집중 심사 대상으로 분류하는 등 기준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대물림 재취업'을 방지하는 차원이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후보로 내정됐던 유정열 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이 최근 공윤위 취업 심사에서 낙마했는데, 재계에선 이 대물림 방지 기준 때문으로 보고 있다. 최근 3회 연속 산업통상부 차관 출신이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을 맡았는데, 유 전 사장 역시 산업부에서 산업정책실장 등을 지낸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감사직도 상황이 비슷하다. 직전 3회 모두 한은 출신이 맡아왔다.
배 감사는 지난 2023년 7월 한은 부총재보에서 물러난 지 두 달도 채 안 돼 연합회로 자리를 옮겼으며, 2020년과 2017년 각각 부임했던 서봉국 전 감사와 허재성 전 감사는 각각 한은 외자운용원장과 부총재보 출신이다.
당초 배 감사 후임으로 한은 부총재급이 물망에 올랐으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급변해 정치인 출신과 캠프 출신 인사들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분위기 변화는 은행연합회 뿐이 아니다.
금융연수원 부원장은 작년 2월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1년 반째 계속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도 2인자인 전무 임기가 4월 만료됐으나 최근 임기를 1년 임시로 연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공윤위 심사 결과를 보면 정부의 인사 기조가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것 같다"며 "그동안 한은 출신이 갔던 은행연합회 감사 자리에 어느 기관의 누가 가게 될지 예측이 어려워졌다. 은행연합회뿐 아니라 유관 협회나 기관이 모두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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