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硏 "미래대응기금, 국부펀드보다 재정제도 정합성 높아"
국회선 미래대응기금 활용한 '재정 댐' 구축 제안도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공식화한 가운데 기금이 설립되면 국채 발행 규모를 조절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를 재원으로 하는 미래대응기금이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완화 등 원래 목적을 달성하는 것과 별개로 현재 재정 여건에 부합하는 제도라는 분석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9일 '나라실림 뷰'에서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신설 방침에 대해 "환영한다"며 "그동안 재정경제부가 말해온 국부펀드보다 기획예산처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이 현재 재정 여건에는 더 적절한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미래대응기금은 국부펀드보다 재정 제도와의 정합성이 높다"며 "당장 집행하지 않는 재원은 공공자금관리기금에 예탁해 국채 발행 규모를 조절하는 완충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 여력을 제도적으로 묶어두되, 실제로는 국채 이자 부담을 줄이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기금은 국회 심의와 예산·결산 절차를 통해 재원의 조성, 운용, 집행 과정을 공개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정부 안팎에서 거론된 여러 추가(초과) 세수 활용법 중에서 미래대응기금 신설이 재정 관리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란 의미로 읽힌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국회에서는 미래대응기금을 새로운 재정 안전장치로 활용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원내부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거론하며 "세수 호황기에 발생한 초과 세수의 일부를 기금으로 적립해뒀다가 경기 침체나 세수 결손이 발생할 때 활용하는 재정 안전장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수가 풍년일 때에는 재원을 비축하고 세수가 흉년일 때에는 이를 활용하는 일종의 '재정 댐(Fiscal Dam)'을 구축하자는 제안이다.
이와 함께 안 원내부대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세수 변동이 발생하면 세입 경정과 세출 조정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예고했다.
앞서 청와대와 정부는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를 재원으로 미래대응기금을 만들어 잠재성장률 반등과 K자형 양극화 완화, 균형발전, 청년, 교육 등 중장기 과제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인프라 투자, 청년을 위한 주거·창업·일자리 지원에 중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특별법 형태의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초과 세수 사용처를 규정한 국가재정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르면 8월 말 내년도 예산안 발표 시점에 미래대응기금 특별법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미래대응기금) 관련 법안을 해야 할 정도로 속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야당은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신설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논평을 내고 "'미래대응기금'이라는 그럴듯한 네이밍으로 포장했지만, 본질은 차기 당권과 총선을 겨냥한 '권력대응기금'"이라며 "전력도, 용수도 부족한 호남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무리하게 밀어 넣기 위해 국가 재정을 정권의 쌈짓돈처럼 쓰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wchoi@yna.co.kr
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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