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국내외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금리와 환율, 인공지능(AI),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복합적인 변수가 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무엇을 살 것인가'에서 '자산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국내 4대 금융그룹의 대표 자산관리 전문가들을 만나 거시경제, 포트폴리오 전략, 글로벌 자산배분, 국내 경기 등 각 금융그룹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하반기 투자 환경과 자산관리 원칙을 짚어봅니다. 단순한 시장 전망을 넘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자산배분 전략과 리스크 관리 원칙을 4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촬영 윤슬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박경은 기자 =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과도하게 집착하지 말라"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이에 따른 글로벌 금리 정책의 변화를 투자의 척도로 삶고 있다. '금리가 내리면 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내린다'는 통념 때문이다.
그러나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이 짚은 핵심은 금리 자체가 아닌 '환경'이다.
금리를 만들어내는 배경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오 단장은 베스트셀러 경제서와 다양한 강연을 통해 거시경제를 쉽고 입체적으로 풀어내는 전문가로 꼽힌다. 금리와 환율, 글로벌 유동성 흐름을 투자자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며 개인 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오 단장은 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금리를 올렸다고 다 어려워지는 것도 아니고, 주가가 반드시 빠지는 것도 아니다. 금리가 오르는 환경에서도 그보다 더 많은 성장을 보여주는 기업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크로를 보는 사람이라면 '금리가 오르니 주식을 팔아야 하나'가 아니라 '금리가 오르는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기업은 누구인가'를 질문해야 한다"며 "환경이 바뀌면 투자자가 던지는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오 단장은 최근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 자체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현상도 경계했다.
그는 "지금은 모두가 금리를 보고 있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금리 자체보다 사람들이 그 금리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보다 그 이후 통화정책 경로를 더 주목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오 단장은 "연준도 올해는 금리를 올리지만 내년에는 내릴 것이라고 점도표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시장도 올해 한두 차례 인상 가능성은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장은 금리 인상 자체보다 이후를 먼저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전처럼 금리 사이클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상하는 국면과는 다르다"며 "시장이 무엇을 기대하고 있고, 실제 결과가 그 기대를 충족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촬영 윤슬기]
결국 금리 수준 자체보다 시장이 이미 무엇을 예상하고 있는지가 자산가격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오 단장은 같은 맥락에서 투자에서도 하나의 미래에 모든 판단을 거는 접근을 경계했다.
매크로 역시 미래를 단정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예전에는 분산투자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가장 답답하게 느껴졌던 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미래를 모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이론이 나온 것이고,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것도 결국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쏠림이 강할수록 작은 충격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분산을 해놓아야 시장을 오래 견딜 수 있고, 장기적으로 투자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 투자에서는 개별 종목보다 국가와 자산군 전체를 바라보는 접근도 필요하다고 했다.
오 단장은 "앞으로 10년, 20년 뒤 어떤 국가가 더 성장할지를 고민하고 그 비중대로 포트폴리오를 나누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지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승자와 패자를 계속 교체해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장기 투자에서는 검증된 투자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장기 포트폴리오에는 성장자산뿐 아니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자산도 함께 담겨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오 단장은 "반도체처럼 장기적으로 가져갈 자산은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 채권처럼 장기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주는 자산도 함께 있어야 예상하지 못했던 위험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시가총액 1위였던 기업이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의 중심에서 밀려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며 "지금 좋은 자산이라고 해서 영원히 좋은 자산일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AI를 바라보는 시각도 같은 맥락이었다.
AI가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 구조를 바꿀 가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미래를 하나의 시나리오로 단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봤다.
오 단장은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보는 것도, 반대로 모든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위험하다"며 "기술 발전의 혜택이 국가와 산업, 개인에게 똑같이 돌아갈지도 아직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거안사위(居安思危)"라며 "시장이 좋을 때일수록 다음에 올 수 있는 위험을 함께 준비하는 자세가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지키는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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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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