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R 상장하면 마이크론 밸류에이션? 안일한 기대…거버넌스 개선돼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발표한 SK하이닉스 1천100조원 규모 투자 계획의 이사회 승인 여부를 지적했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9일 논평을 내고 SK하이닉스가 ADR 발행을 위한 글로벌 로드쇼에서 반도체 수급 전망보다 지배구조 관련 질문을 더 많이 받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두 가지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졌을 것으로 봤다.
지난달 29일 공시된 시가총액의 74%에 해당하는 1천100조원 규모 '장래사업ㆍ경영계획'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리고 최 회장이 정부 주도의 국민보고회에서 이를 발표하기 전에 이사회 승인을 받았는지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한 SK하이닉스 공시에 추진 일정과 이사회 결의 내용이 모두 빠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생산기지 등 ADR 자금조달 목적과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우려가 앞선다고 짚었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에 취임한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을 향해 1천100조원 규모 계획에 대한 경영진 보고를 받고 독립이사들과 결의 여부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등 자본배치는 이사회의 핵심 업무라는 이유에서다.
개정 상법이 이사의 주의 의무와 충실 의무를 명확히 한 만큼, 시가총액의 74%에 달하는 리스크가 수반되는 프로젝트는 여러 대안을 검토해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극대화되는 방안을 선택하고 최종 결정 이유를 투명하게 공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자격 문제도 지적했다.
최 회장이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이자 SK하이닉스와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최상위 지주회사 SK㈜의 등기이사이지만, 정작 SK하이닉스에서는 미등기 회장으로 사내이사가 아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분도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국내 공시에는 최 회장의 업무가 '회장'으로 기재된 반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F-1 공시에는 '비전적 스튜어드십(Visionary Stewardship)'으로 표기됐다고 전했다.
이사회 구성원도 아닌 최 회장이 이사회 승인 전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거버넌스 원칙에 어긋난다는 게 이 회장의 판단이다.
앞서 흥국자산운용도 SK하이닉스 이사회에 보낸 주주서한에서 같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흥국운용은 이사회 임원도 아닌 대주주의 대주주가 정부와 함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대외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사회 중심 경영'이라는 글로벌 스탠다드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ADR 발행으로 글로벌 투자자 기반이 넓어지면 자연스럽게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 기업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런 기대는 '나이브'한 착각이며, 거버넌스 개선이 전제돼야 주가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사회를 그룹 영향력에서 독립시키고 투명성을 높여 개정 상법에 따라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고는 것이다.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