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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칩] '삼전닉스 게 섰거라'…창신메모리 뒤엔 공산당 벤처캐피탈

2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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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리콘밸리 출신 중국인이 창업

독일 기술 흡수, 지방정부 투자받아

출처: 연합뉴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중국 메모리산업 대표주자 창신메모리(CXMT)가 상하이 주식시장 상장을 본격화했다. 불과 10년 전 세워진 중국 메모리 업체가 시장의 인정을 받으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게 된 것은 든든하게 뒤를 받쳐준 중국 지방정부 산하 벤처캐피탈(VC) 덕분이다.

◇ 중국 DRAM 대표로 이달 16일 상장 예정

9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hang Xin Memory Technologies·CXMT)는 이날 400페이지에 달하는 기업공개(IPO) 공모 의향서를 제출했다. 오는 16일 중국판 나스닥이라고 불리는 상하이거래소 스타마켓(科創板·과창판)에 상장한다. 이번 기업공개에서 66억8천808만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창신메모리가 기업공개를 통해 6조원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관측한다. 올해 상장하는 반도체 기업 중 기록적 규모다.

최근 애플의 테스트를 받을 정도로 성장한 창신메모리는 2016년에 설립된 회사다. 스마트폰·컴퓨터·서버 등에 쓰이는 디램(DRAM)을 설계·제조·판매한다. 중국 동부 내륙인 안후이성의 경제중심지인 허페이에서 처음으로 팹(제조시설)을 건설했고, 2019년에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에서 팹을 착공하는 등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회사명인 창신(長鑫)은 고객의 오랜 번영을 바란다는 의미다. 한자로 길 장(長)에 돈을 뜻하는 금(金) 세 개가 겹친 기쁠 흠(鑫)을 붙였다. 최고경영자(CEO)는 차오 칸위 박사로, 중국 DRAM 산업 발전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중국 이공계 명문대인 칭화대학교 출신으로, 미국 UC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창업자는 창신메모리를 거느린 창신과기그룹의 주 이밍 회장이다. 주 회장 역시 칭화대학교 출신으로,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에서 공부한 뒤 실리콘밸리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에서 근무했다. 2005년에 중국으로 돌아와 NOR 플래시 메모리업체인 기가디바이스를 창업했는데, 더 큰 메모리 시장으로 뛰어들기로 마음먹고 DRAM 업체인 창신메모리를 창립했다.

◇ 독일 기술과 중국 자본의 결합으로 탄생

창신메모리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이 장악해온 DRAM 시장에서 후발주자다. 반도체 제조업계에서 후발주자가 선두업체를 따라잡기란 어려운 일이다. 선두 기업이 수십년간 축적해온 기술력을 극복하기 어렵고, 팹을 지을 막대한 자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신메모리는 파산한 독일기업에서 기술을 찾았다. 이는 키몬다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메모리 불황으로 무너진 유럽 DRAM 업체였다. 독일 지멘스 계열인 반도체 업체 인피니온의 일부였던 키몬다에는 고유의 DRAM 특허가 남아있었고, 창신메모리는 키몬다 특허를 인수한 캐나다 기업 폴라리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창신메모리는 키몬다의 엔지니어들도 고용해 DRAM 공정에 필요한 암묵지를 흡수했고, 미국·한국·대만 등에서도 엔지니어를 스카우트하는 방식으로 기술력을 확보했다. 창신메모리에 합류한 삼성전자 출신들이 국내에서 기술 유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자본은 중국 지방정부 산하 벤처캐피탈로부터 지원받았다. 창신메모리가 태동한 허페이시는 중국 기술혁신의 허브 중 하나다. 이곳에서 굴려지는 모험자본이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BOE와 전기차 제조사 니오 등을 키웠다. 창신메모리도 창업 초기에 대부분의 자금을 허페이 지방정부로부터 조달했다. 따라서 지금도 허페이시가 운영하는 벤처캐피탈 격인 허페이산업투자그룹이 창신메모리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국영 벤처캐피탈의 후원은 창신메모리에 '돈'과 '시간'을 함께 공급했다. 민간 벤처캐피탈은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낼 투자처를 찾아다닌다. 펀드 출자자(LP)의 자금회수가 너무 늦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반면 허페이산업투자그룹 같은 공적 투자기관은 '인내 자본'이다. 창신메모리가 수년간 적자를 보더라도,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선두기업의 꼬리를 잡을 때까지 기다린다.

이러한 인내심은 인공지능(AI) 초호황 속에서 달콤한 보상으로 돌아왔다. 창신메모리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DRAM 공급 부족 속에서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이 1년 전을 압도했다. 무려 719% 급증한 508억위안(약 11조2천300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메모리 제조사에 대한 시장의 가치평가가 달라진 만큼 허페이시가 창신메모리 상장으로 막대한 평가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강민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창신메모리 상장을 두고 "중국 반도체 자립화가 자본시장의 검증대에 처음 올라서는 구간으로, 당국의 10년 숙원사업이 결실을 보기 시작하는 원년"이라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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