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 채권시장은 다음 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관망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뉴욕 채권시장 분위기와 국내 통화정책 기대는 다소 강세 방향으로 치우친 듯하다. 전일 한국은행의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빅스텝(50bp 인상) 또는 백투백(연속 인상) 등 과격한 인상 우려가 완화했다. 묵언 기간을 맞아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렇다 할 매파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뉴욕 채권시장이 다소 강세를 보인 점도 기댈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국내와 미국 모두 반기 초를 맞아 유동성 유입에 크게 밀리지 않는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다만 이날 수급은 다음 거래일 국고채 10년 입찰을 앞뒀다는 점에서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 대외 금리가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면 장 후반부터 델타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며 약세 압력이 다소 커질 수 있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계속되면서 종전 기대가 상당히 약화한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결과다. 국제유가도 생각보다 치솟지 않고 안정된 모습이다.
미국과 이란 두 주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면 결국 다시 종전 협상을 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동 불확실성이 재등장한 것은 금리 인상 시작 시점에서도 채권시장에 나쁘지 않은 재료다. 불확실성은 키우면서 당장 유가를 통한 공급 경로 측면에서 인플레 압력이 제한적인 점은 무질서한 인상론의 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창'의 논리…경제주체들 페이오프 이질적인데
재경위를 보면서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도 채권시장에서 나왔다. 최근 한은 창립기념사와 금통위 기자 간담회를 통해 매파 일변도의 메시지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채권시장이 못한 말을 국회의원이 해줬기 때문이다.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일 질의에서 반도체 수출품 가격 급등을 통해 이득을 얻는 일부 계층이 있지만 금리를 올리는 순간 고통은 전 국민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고용시장도 안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고용 지표상에서는 청년 고용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시장별로 구조적 문제 등을 해결하고선 기대 인플레 잡는 노력을 병행한다면 생각보다 필요한 금리 인상 폭은 크지 않을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이다.
이에 대해 신 총재는 "구조적으로 물가가 소비자물가로 파급되는 그런 과정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이 있으면 당연히 써야 한다"며 "중앙은행이 정부 유관 부처하고 긴밀히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대만의 경우 올해 실질 성장률만 9.45%에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금리 인상 신호를 내지 않고 있다. 물가가 2%를 밑도는 등 안정된 데 따른 영향인데 정부의 물가 안정책도 상당히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8일 열린 F4 회의에서도 비슷한 시각이 관찰된다.
참석자들은 지정학적 긴장 재고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성장, 물가, 금융시장 안정 및 민생 경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거시정책 조합을 조화롭게 운용해 나가는 한편, 부문별 시장 안정 노력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주재한 회의에는 신 총재와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은이 금리 인상의 첫발을 떼면서 과격할 수 없는 이유 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플레가 만성화할 경우 가장 타격을 받는 계측이 서민이라는 점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라 하지만 과격한 인상을 정당화하는 '무적의 논리'가 될 수는 없다.
실제 일부 금통위원들은 지난 5월 금통위에서 우리 경제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경제주체들의 이질성이 높아진 상황으로, 경제주체별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간의 트레이드 오프(trade off) 관계가 상이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목소리가 이번 금통위에서 얼마나 힘을 받고, 향후 인상 속도 관련 메시지에 얼마나 반영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방패'의 논리…경기 정말 생각처럼 나쁠까
다만 한은의 방어논리를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있다.
한은은 금통위 당일 '중동 전쟁 이후 실물 경기 및 고용 상황 평가' 제목의 이슈 분석 보고서를 배포한다. 그간 의사록을 보면 통상 이때 공개하는 보고서는 한은 집행부가 금통위원들의 기준금리 결정 전 발표했던 내용과 같은 경우가 많았다.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시점에서 실물 경기 부진 등 일각의 비판을 염두에 두고 재차 점검에 나서며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일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내수 측면에서도 회복세가 짙어진 것은 사실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8월 발표한 '7월 경제 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제조업 생산이 조정됐으나, 반도체 수출과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까지 유지했던 '중동 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이란 문구를 종합 평가에서 뺐다.
반도체를 제외하더라도 다른 품목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는 점도 사실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다른 전통 제조업 부문의 수출 증가율은 8.3%를 나타냈다. 이 기간 '전자·ICT' 부문의 수출 증가율 116.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지만, 지표상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채권시장에서 최종 기준금리와 관련 명목 국내총생산(GDP) 급증 영향을 과하게 반영하는 것은 계속 고민해볼 부분이다. 규모가 압도적이라 수요 상방 압력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이지만, 수많은 변수가 들어간 추정의 영역인 것 또한 사실이다.
간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 확대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과거 일본 반도체 사례 등을 보면 역사적으로 막대한 돈이 유입되는 시기 다른 국가들의 견제가 시작됐다는 점도 다소 긴 시계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연합인포맥스
노무라증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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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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