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자산배분 기술④] 우리銀 박석현 "6:4 원칙보다 위험 감수…반도체 비중 높여"

26.07.10.
읽는시간 0

"안정보다 수익내야할 시점…트리거 바뀌면 원복"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한상민 기자 = '6대4 비율 투자(주식 60%·채권 40%)'는 오랜 기간 투자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전통적인 포트폴리오 전략이다.

증시가 좋을 땐 주가가 올라 수익률을 높여주고, 반대로 안 좋을 땐 채권 수익률이 주식 손실을 만회해주는 '황금비율'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올해처럼 반도체 등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주식 시장이 활황일 땐 안정성과 수익성 사이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이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안정성을 앞세우자니 기대 수익률이 너무 낮아질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박석현 우리은행 WM상품부 부부장(이코노미스트)은 "지금은 단기적으로 안정성을 조금 손해 보더라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전통적인 포트폴리오 이론보다 조금 더 위험자산 비중, 특히 반도체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가져가도 무방하다"고 조언했다.

박 부부장은 1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자산 배분의 절대 원칙은 6대4지만 이제 초점을 좀 옮겨 투자를 바라봐야 하는 국면"이라면서 "대신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든 '트리거'가 변하면 다시 전통적인 포트폴리오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리거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유례없는 인공지능(AI) 투자'라고 짚었다. 이들이 막대한 금액을 AI 투자에 쏟아부으며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주식 시장은 물론 실물 경기까지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6월 수출은 1천22억 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70.9%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는데, 그중 절반이 반도체로 추산되고 있다. 5월까지 누적 수출 중 반도체 비중은 약 40%로, 작년(24%)의 두 배 가까이 된다.

또한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연초 427조원에서 현재 943조원으로 약 520조원 상향 조정됐는데, 그게 고스란히 '반도체 효과'라고 부연했다. 이 기간 반도체 영업익 전망치가 163조원에서 680조원으로 똑같이 520조원가량 높아졌기 때문이다.

코스피 전체 영업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연초 38%에서 지금은 72%까지 커졌다.

박 부부장은 "세부 업종별 증감이 있겠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합계는 연초와 지금이 똑같다는 얘기"라며 "이익 전망이 좋은 회사에 투자하는 게 올바른 투자 원칙이라고 본다면, 반도체를 담으라고 하는 게 근거 없는 전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수출 증가세를 볼 때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증시 활황이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과 맞물려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경제 구조 전반에서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쏠림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반도체 비중이 높아 더욱 부각됐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인플레이션도 기존 자산 배분 원칙을 무너뜨린 하나의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도달하는 시점을 계속 늦추며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환경이 됐고, 이 같은 장기 인플레 상황이 채권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부부장은 "인플레이션 환경이 너무 장기간 남아있는 데다 특정 산업으로의 이익 집중이 너무 심화했다"며 "자산 배분 원칙을 고수하던 사람들까지 못 참고 다 주식시장에 뛰어들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언제 다시 전통적인 포트폴리오로 복귀해야 할까.

박 부부장은 '트리거'로 꼽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행태에서 변화가 포착될 때라고 강조했다. 만약 이들이 투자 축소로 방향을 튼다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장선상에서 최근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 메타의 AI 투자 축소 가능성 등을 '단순 노이즈'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1년간 시장에서 나타난 사건 중 가장 중요한 변화 요인"이라며 "메타는 AI 컴퓨팅 투자가 과잉인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지만, 이는 트리거를 건드릴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예의주시해야 할 변수로 'AI 투자 지속 여부'와 '연준의 태도'를 지목했다.

박 부부장은 "미국 빅테크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발표 기간이 다가오는데 지금 진행하고 있는 AI 투자를 계속 가져가는지 설비투자(CAPEX) 계획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중앙은행에 영향을 미치는 연준의 정책 방향이 지금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 인상으로 가는지, 아니면 인플레이션 변화에 따라 제동이 걸릴지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석현 우리은행 WM상품부 부부장

[촬영: 한상민 기자]

sjyoo@yna.co.kr

smhan@yna.co.kr

유수진

유수진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