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서학개미를 국내 증시로 복귀시키겠다며 금융당국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허용했지만, 홍콩에 상장된 동일 상품에는 순매도 흐름 속에서도 새로 유입되는 매수 자금이 국내 상장 전보다 오히려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같은 상품을 두고도 홍콩으로 향하는 투자 심리를 놓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직후 27거래일(6월 1일~7월 8일) 동안 서학개미가 홍콩 상장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를 매수한 금액은 1억7천621만달러로 집계됐다. 상장 전 같은 27거래일(4월 14일~5월 22일)의 1억458만달러보다 68.5% 늘어난 규모다.
그 직전 27거래일(3월 6일~4월 13일)의 매수 금액은 6천722만달러로, 상장 전부터 이어지던 매수 증가세는 국내 상장 이후 오히려 가팔라졌다. 국내에 대체 상품이 생긴 뒤에도 확대 흐름이 꺾이지 않은 셈이다.
매수와 매도를 합친 전체 결제금액도 국내 상장 전후 2억7천8만달러에서 4억5천396만달러로 68.1% 불어났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의 전체 결제금액은 1억6천394만달러에서 2억438만달러로 24.7% 증가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장기 보유보다 짧은 호흡의 매매가 반복되는 상품이다. 결제 규모 확대는 그만큼 홍콩 상품을 거래하는 활동이 활발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순유출입 기준으로는 매도가 우위다. 하이닉스 레버리지의 순매도 규모는 6천93만달러에서 1억154만달러로 확대됐고, 삼성전자 레버리지는 4천997만달러 순매수에서 4천773만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다.
당국도 상장 이후 흐름이 바뀌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설명자료에서 국내 상장 이후 홍콩 상장 단일종목 상품이 순매도로 전환했다며, 국내 상장이 없었다면 해외 상장 상품에 대한 직접 투자가 지속 확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순매도 흐름 속에서도 홍콩 상품을 새로 사들이는 규모는 국내 상장 전보다 불어난 만큼, 홍콩 상품에 대한 수요가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수요가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두고는 업계의 해석이 엇갈린다.
ETF업계 한 관계자 "국내에 같은 상품이 상장돼 있는데 세금 부담까지 지면서 굳이 해외에서 거래하는 것은 합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도 "국내 정규시장 외에서는 레버리지 ETF가 거래되지 않는 만큼, 국내 장 마감 이후에도 열리는 홍콩 시장의 시차가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상품에 이미 들어간 자금이 국내 상장을 계기로 곧바로 돌아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홍콩 상장 레버리지 ETF는 홍콩달러 결제 상품과 미국달러 결제 상품이 따로 상장돼 있어, 미국달러로 거래하면 매도 대금이 달러로 계좌에 남아 환전 없이 미국 주식 매매에 그대로 쓸 수 있다"며 "환율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전환 비용을 들여 원화로 돌아올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어 "변동 폭이 커지면 거래금액 자체가 불어나는 만큼 결제 규모 증가에는 신규 유입 자금과 변동성 확대 효과가 함께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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