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산업·학계 130여명 집합, 지식 공유·네트워킹의 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투자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우주산업이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증시에 입성하면서 관련 자산들이 모두 들썩거렸다.
스페이스X가 로켓을 대기권 밖으로 쏘아 올릴 무렵 한국에서도 한국판 스페이스X 찾기에 한창이었다. 벤처캐피탈(VC)을 중심으로 국내기업에도 투자가 이어졌고, 이 중 일부는 국내 증시 상장에도 성공했다. 나라스페이스가 대표적이다.
다만 아직 국내 항공우주는 '걸음마' 단계다.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내는 곳은 방산 기반의 대기업 정도다. 그래서 더욱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분야가 바로 항공우주다. 스페이스X를 필두로 한 핵심 미래산업인 만큼, 저점매수의 기회가 올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우주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틱벤처스가 지난 9일 공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서울 강남구 선릉 디캠프에서 '우주산업 생태계, 함께 키우다'라는 주제로 투자업계와 산업계 인사들을 초대했다.
우주산업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업계 인사 130여명이 자리를 찾았다. 외국계 VC부터 학계, 산업계, 투자업계 인사가 모여 항공우주 산업에 대한 노하우와 지식을 향유했다.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나라스페이스, KT의 계열사인 KT SAT의 대표는 산업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스페이스X에 투자한 미래에셋캐피탈의 이충환 상무가 국내외 항공우주 투자 현황과 전망에 관해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건 한국항공우주원의 발표였다. 백기태 책임연구원이 뉴스페이스의 낙관론과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백 책임은 현재 우주 비즈니스를 3가지로 요약해 설명했다. 우주 경제 통계의 착시와 정부 수요의 중요성, 미국 뉴스페이스 성공의 본질, 한국 뉴스페이스 시장의 병목 현상과 기회 등이다.
그는 "우주 경제가 2035년까지 1조8천억 달러로 성장한다는 전망이 있으나, 여기에는 우버(Uber) 같은 하방 영역이 포함되어 있어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며 "상업 부문 비중이 78%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지만, 위성 인프라나 발사체 제조 분야는 여전히 정부 예산 의존도가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거시적인 트렌드보다 실제 경합할 수 있는 정부 수요와 이미 확보된 수요가 얼마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백 책임의 설명이다.
미국 뉴스페이스 성공은 제도적 장치와 국방 수요가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백 책임은 "발사 비용 하락, 소형 위성 양산 등은 기술 자체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 가치를 창출했기 때문에 인정받은 것"이라며 "플래닛 랩스, 스페이스X 등은 민간 혁신으로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 초기 단계부터 미군 국방·안보 수요나 프로그램과 결합해 성장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1998년 상업우주법(Commercial Space Act) 등을 통해 정부 고유 기능과 상업 기능을 명확히 구분하고, 정부가 민간 서비스를 매년 반복 구매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뒀기 때문에 뉴스페이스 기업이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우 위성 자체 개발이나 수직 계열화 등 기술력은 갖췄지만, 정부의 공공 구매가 제한적이어서 초기 매출을 해외에 의존하는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가 공공 수요를 구매 가능한 서비스 단위로 정의하는 제도적 설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발표된 '대한민국 항공우주 산업 발전 전략안' 등에서 연도별·중량별 위성 개발 계획을 공개하기로 한 점은 시장의 수요 불확실성을 낮추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봤다.
스틱벤처스는 이번 행사에서 인사이트를 갖춘 인사의 스피치 뿐 아니라 항공우주 포트폴리오 기업에 IR 기회도 선사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인터그래비티 같은 기업들이 투자자 앞에서 기업의 장밋빛 미래를 소개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필리핀 우주청에서 첫 해외 매출 계약을 체결했고, UAE 엣지그룹과 메탄 엔진·연소 시험 설비 구축 1단계에서 약 3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사우디 로켓 발사 사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포럼에 참여한 VC업계 관계자는 "항공우주 기업은 꾸준히 관찰하면서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다만 관련 정보나 인사이트를 얻을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관련 기업들까지 볼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도재원 스틱벤처스 이사가 주도했다. 스틱벤처스는 원래 출자자(LP)를 대상으로 주요 산업군에 대해 공부하는 행사를 개최하지만, 이번엔 참여군을 넓혔다. 업계의 관심을 반영한 결정이었다.
도 이사는 "항공우주 섹터에 대한 관심이 상당해 투자업계 전반으로 관련 네트워크를 공유하고자 했다"며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고 강조했다. (증권부 양용비 기자)
ybyang@yna.co.kr
양용비
ybyang@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