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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관광수지 흑자의 빈칸

2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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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일본은 관광객이 너무 많아 고민이다. 옛 수도인 교토는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인증사진 명소로 불리는 후지산 편의점 앞에 가림막을 설치했을 정도다. 일본 정부는 이번 달부터 일본을 떠나는 모든 여행객에게 출국세를 3배로 키운 3천엔을 내게 한다. 그리고 이 재원을 오버투어리즘 대응에 쓸 계획이다.

일본의 '행복한 고민'의 뿌리에는 오랜 시간 지방 곳곳에 다져진 일본인의 자국내 관광이 있다. 지역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를 채워온 덕에 지금은 그 위에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한국은 아직 이런 고민과는 거리가 멀다. 관광수지는 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기록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관광객의 체류기간과 1인당 소비액은 코로나19 이전보다도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서 나아가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소비하게 만드는 질적 성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10일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5월 관광수지 전체는 2억2천50만 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오랜 적자 터널을 지나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K-콘텐츠 흥행에 원화 약세까지 겹치며 방한 관광객이 기록적으로 몰린 결과다.

관광은 대표적인 서비스 수출 산업이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숙박과 쇼핑, 음식, 교통 등에 지불하는 비용은 우리 경제 입장에서 '보이지 않는 수출'이다. 그런 의미에서 관광수지 흑자 전환은 반가운 숫자다.

◇ 한국 목표 11년 전 달성한 일본…배경은 자국 내 관광

대표적인 관광대국 일본과 비교하면 격차는 여전히 벌어져있다. 일본은 이미 2018년 연간 내방객 3천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이 2030년 목표로 잡은 3천만 명이라는 고지에 일본은 11년 전에 도달한 셈이다. 같은 기간 목표로 일본은 방일 관광객 6천만 명, 관광 소비액 15조 엔을 내걸었다. 오버투어리즘이 이미 사회 문제로 떠올랐지만, 목표치는 계속 높아졌다.

일본이 관광 분야에서 앞서나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바운드보다 먼저 다져진 자국 내 관광 기반이 있다.

이훈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교수는 일본이 외국인 관광객 수에서 한국을 앞서기 시작한 시기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전부터 일본이 앞서 있던 것은 오히려 '내국인의 국내 관광'이었다.

이 교수는 "내국인의 국내 관광이 활성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방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 등이 이미 잘 발전돼 있었다"며 "2000년대 중반부터 관광입국 법을 만들어내고 성과지표(KPI)를 우리나라 국가관광전략회의처럼 수상이 직접 회의해 점검하고 평가하는 환류 시스템이 마련돼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가 지난 3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일본인 총 여행인원 3억2천250만 명 중 국내여행은 3억700만 명으로 전체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보고서는 "해외여행자수 예측치 1천550만 명 대비 약 21배에 달하는 수치로 일본인의 관광 시장의 본질은 여전히 내수 중심임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2026년 1분기 지역관광 데이터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 서울 편향 넘어서는 관광지 개발해야…日 '골든루트' 성공 사례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관광객들의 1인당 지출액, 그리고 체류일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관광청의 국제 방문객 설문조사(IVS)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관광객의 1인당 여행 지출액은 22만8천782엔(약 212만 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같은 해 한국 관광객의 1인당 평균소비액은 1천156달러(약 174만 원)로, 2019년 1천185달러보다 낮아져 질적 회복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분석됐다.

지역 편중은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2026 외래관광객 조사' 1분기 잠정치를 보면 외래관광객의 시도별 방문율은 서울이 75.7%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도 0.7%포인트(p) 더 올랐고, 서울 다음으로는 부산 16.6%, 제주와 경기가 각각 10.0%로 뒤를 이었다. 세 지역을 모두 합쳐도 서울 한 곳에 못 미친다.

서울에만 머무는 관광에서 벗어나 부산, 전주 등 지역으로까지 여행 동선이 넓어지면 자연스럽게 체류일수가 늘고, 그만큼 숙박, 식음, 체험 등 소비액이 늘어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본은 이미 도쿄·오사카·교토 등으로 이어지는 '골든루트'가 하나의 정형화된 여정으로 자리잡았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도 외국인이 지역 간 이동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교통시설 등 전 여행 과정을 하나의 관광 경험으로 잇는 설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란수 미래관광전략연구소 소장은 "정부에서도 지역 관광객을 유치하고 오래 체류할 수 있는 정책들을 고려하고 있는데, 관광객의 입국부터 이동, 숙박, 식음, 쇼핑, 체험까지 하나의 여정으로 관광을 잇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여러 정책들을 하나로, 구슬을 꿰는 형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수지 흑자는 분명 반가운 신호다. 중장기 관광 활성화 기대감에도 업계 내 이견이 없다. 다만 이를 넘어 오래 머물고, 더 경험하고, 그만큼 더 쓰게 만드는 관광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산업부 정수인 기자)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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