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영입 후 첫 공모 호주달러 딜 수임
산은 "호주달러 발행 경력많은 한국인 DCM 인력 고려해 선정"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산업은행이 6억5천만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 발행에서 흥행 기록을 이어갔으나 화려한 성과 뒤에 씁쓸한 잡음이 일고 있다.
이번 발행으로 첫 공모 한국물(Korean Paper) 주관 업무를 맡은 나티시스와 한국산업은행 간의 인력 이동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나티시스는 산은 자금부에서 발행 업무를 맡았던 담당자를 올초 커버리지 파트로 영입했다.
이어 그동안 공모 한국물 캥거루본드 주관 이력이 없던 나티시스가 산업은행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전문성보다 인맥의 힘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번지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은 호주달러 발행 경력이 많은 한국인 부채자본시장(DCM) 뱅커 인력을 고려해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성공적인 발행의 이면…나티시스 첫 맨데이트 눈길
10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리스트'(화면번호 4022)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지난달 26일(납입일 기준) 6억5천만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를 발행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고정금리 기준 호주 스와프금리(SQ ASW·Semi-Quarterly Asset Swap Rate)에 40bp를 더했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로 45bp를 설정했으나 북빌딩(수요예측)에서 14억호주달러 이상의 주문을 모으면서 스프레드를 5bp 낮췄다.
이는 산은의 달러채 수익률 곡선과 비교해도 성공적인 조건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성과였다.
산은은 캥거루본드 흥행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물론, 꾸준히 조달을 이어온 호주달러 시장에서 정부·국제기구·기관(SSA) 발행사로서의 입지 또한 강화했다.
다만 이번 딜의 주관사단을 두고 업계 내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발행물은 ANZ와 미즈호증권, 나티시스, UBS가 주관했다.
이중 나티시스는 이번 맨데이트로 공모 한국물로는 첫 캥거루본드 주관 이력을 쌓았다.
통상 캥거루본드 등의 이종통화는 역내 현지 시장과 역외 투자자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딜 이력이 주관사 선정에 중요하게 작용하곤 한다.
캥거루본드 주관으로 이력을 쌓아왔던 다른 하우스와 달리, 나티시스는 수년간 단 한 건의 공모 호주달러 한국물을 주관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선정 배경에 더욱 이목이 쏠린 것이다.
실제로 연합인포맥스 'KP물 주관종목'(화면번호 4432)에 따르면 나티시스의 한국물 캥거루본드 주관 이력은 지난 2022년 한국수출입은행 사모 채권이 유일했다.
ANZ와 미즈호증권, UBS가 올 상반기에만 수은과 가스공사 등의 공모 캥거루본드 주관으로 실적을 쌓아온 것과 대조적이다.
나티시스의 경우 한국물 이외 캥거루본드 시장에서의 입지 또한 크지 않아 업계 내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나티시스의 인력 영입이 힘을 발휘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번지고 있다.
나티시스는 올해 산업은행 자금부에서 발행 업무를 담당했던 전현수 팀장을 커버리지 파트의 상무로 영입했다.
부채자본시장(DCM) 뱅커는 아니지만 커버리지 역시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역할인 데다, 발행 업무를 담당했던 실무진의 이동 후 주관 이력이 없던 통화물의 맨데이트를 얻었다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싸늘한 분위기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KP물 주관순위'(화면번호 4431)
◇전문 인력 vs 전관예우…공정성 도마 위
산은은 선정 기준에 맞춰 주관사를 뽑았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호주 달러 발행 경력이 많은 한국인 DCM 인력 보유 등을 고려해서 선정했다"고 밝혔다.
나티시스의 경우 앞서 호주계 하우스인 웨스트팩(Westpac)에서 업력을 쌓았던 강인환 상무가 2021년부터 DCM 파트를 이끌고 있는만큼 인력 보유 측면에서의 요건은 충분하다.
더욱이 나티시스는 강인환 상무 영입 후 한국물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전현수 상무 이적 전부터 산업은행과의 관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다만 전문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대부분의 공기업 발행사가 주관사단 선정 시 주관 이력까지 살피곤 한다는 점에서 산은의 이번 선정 기준 자체에 대한 의아함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특히 나티시스 이외에도 다수의 하우스가 한국물 캥거루본드 주관 실적은 물론 발행 경력이 많은 한국인 DCM 뱅커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번 조달에서 나티시스의 역할을 간과할 순 없다.
실제로 나티시스는 이번 발행에서 유럽과 아시아 투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호주 역외 투자자를 포섭하는 데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티시스의 경우 호주보단 아시아에 강점이 있는 하우스"라며 "최근 캥거루본드를 매수하는 아시아 투자자도 많긴 하지만 현직자의 이동 후 그렇게 실적이 좋진 않았던 호주달러 딜을 수임한 만큼 인력 이동의 연관성을 간과할 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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