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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전월세 문제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대책 없는 주무부처

2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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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오늘 이 자리에 언론인분들이 많이 참석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주택정책 토론회에서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객석을 바라보며 이같이 운을 뗐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현재 전월세난과 시장 혼란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시장의 비판 여론을 정부도 충분히 '신경 쓰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려는 의도로 읽혔다.

공론의 장에서 이런 발언을 내 놓을 정도로 현재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다음날인 지난 5월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6천389건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 1일(2만3천60건)과 비교하면 불과 수개월 만에 28.9% 감소했다. 전세 매물 4채 중 1채 이상이 사라졌다.

기자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노원구 중개업소를 찾았을 때, 현장 관계자들은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손님은 매물 부족 속에 한숨을 내쉬고 발길을 돌리거나, 결국 매매로 선회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매물 건수를 넘어 전세가격 동향에서도 전세난은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약 두 달 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35%로 전셋값 과열이 정점이었던 지난 2013년 가을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지만 국토부 모두가 위기의식을 공유한 것은 아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국토부 실무 관계자는 "현재의 전세난은 2022년부터 착공이 크게 줄면서 전국적으로 입주 여건이 좋지 않았고, 이것이 전월세 공급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전월세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명확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공급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실제로 국토부의 주택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착공 물량은 2만8천248건으로 2022년(6만3천786건) 대비 55.7% 감소했다.

그러나 주택정책 주무부처 실무자의 이런 발언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정부가 회피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정부가 제시한 올해 착공 목표의 달성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9.7대책에서 올해 26만8천호를 착공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올해 5월 기준 실제 착공은 9만 7천호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목표치의 약 36%에 불과했다.

실수요 전환을 위해 제시한 매물 확대 정책도 임대차 시장의 수급난을 가중하고 있다.

집을 팔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거나 비워둬야 하는 까닭에 공급부족 상황에서 임대물건 부족을 가속했다.

참다 못한 임차인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섰지만 대출 한도가 갑자기 줄어들면서 이마저도 여의치않게 됐다.

KB국민은행이 갑작스레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하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모기지보험 취급 중단 등 주담대 축소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여야 할 정책 당국이 고위 관계자 따로, 실무자 따로 움직이고 있다면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있을까. 국민들의 실망은 이미 위험 수준으로 쌓여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유권자 1천5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관한 의견을 물은 결과 46%가 '잘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잘하고 있다'라고 답한 비율보다 무려 20%포인트(p) 더 높다.

전세제도에 관해서는 유권자의 절반 이상인 54%가 전세를 '장점이 더 많고 향후에도 필요한 제도'라고 답했다. 반대 시각인 '단점이 더 많고, 향후 사라져야할 제도'라고 답한 28%보다 26%p 많은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국민 대다수가 여전히 전세를 서민 주거 사다리의 핵심 축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드러낸다.

'신경을 쓰고 있다'는 호소 이전에 정부의 진단이 현실과 맞닿아있는지 한번 더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실무자간 의견이 엇갈리며 대책이 부재한 사이 서민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산업부 한이임 기자)

yyhan@yna.co.kr

한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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