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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절반이 '외국인 HFT'…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특혜 봤나

2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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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HFT, 호가의무 없이 설정·환매권한 있어

개인은 못하는 '선매도'…사실상 공매도 효과

금융투자 업계 "변동성 줄이려면 권한 제한해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PG)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극심한 변동성을 키운 배경으로 외국인 고빈도매매(HFT)가 지목되고 있다.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들처럼 호가를 내야 하는 의무는 지지 않으면서, 개인에게는 허용되지 않은 ETF 설정·환매 권한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량 상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4종에서 상장 이후 전날까지 전체 거래량 중 외국인 거래 비중은 최소 36.9%, 최대 49.9%로 나타났다. 일부 상품은 외국인 거래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이런 외국인 거래의 대부분이 증권사 직접전용주문선(DMA)을 이용하는 고빈도 매매(high frequency trading·HFT) 업자로 추정한다. 고빈도 매매란 초고속으로 주문을 전송해 거래이익을 얻는 알고리즘 트레이딩 방식을 뜻한다. 짧은 시간에 포지션을 취했다가 청산하는 등 일명 '사팔사팔'(사고팔고) 거래패턴을 반복해 차익을 얻는 게 특징이다. 활발한 초단타 매매로 거래량이 상당하지만 장 종료에 임박해 포지션을 대부분 정리하기 때문에 실제로 ETF 설정·환매로 이어지는 물량은 미미하다.

투자자들이 지적하는 건 개인 투자자와 달리 외국인 HFT에 허용된 설정·환매 접근 권한이다.

ETF 설정·환매는 지정참가회사(AP)인 증권사의 권한으로, 개인 투자자는 장내에서 ETF를 사고팔 수만 있고 설정·환매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외국인 HFT는 증권사를 통해 사실상 설정·환매 권한을 갖는다. HFT의 활발한 차익거래가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ETF 가격이 순자산가치(NAV)보다 높으면 설정을 통해 ETF를 시장에 공급하고, 반대로 NAV보다 낮으면 시장에서 ETF를 사들여 환매하면서 가격을 적정한 값으로 되돌린다. 이 과정에서 ETF와 NAV 간 괴리가 줄고 시장 유동성이 늘어난다.

하지만 시장이 한 방향으로 쏠리는 상황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5% 급등하면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는 목표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장 마감 무렵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으로 추가 매수해야 한다. 시장 참가자들이라면 이런 리밸런싱(비중조정) 방향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금융투자 업계는 이런 예측 가능한 리밸런싱을 외국인 HFT가 미리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TF 운용사가 장 마감을 즈음해 대규모 매수에 나서기 전 먼저 주식을 사들인 뒤, 운용사가 실제 매수에 나설 때 되팔아 차익을 얻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운용사들의 대규모 매도가 예상되면 먼저 매도에 나서는 전략도 가능하다.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들은 시황이 불리해도 계약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매수·매도 호가를 유지해야 한다. 반면 외국인 HFT는 이런 호가 의무를 지지 않아 시황에 따라 호가를 줄이는 등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매수·매도가 한쪽으로 쏠리는 시장에서는 이런 차이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가 대규모로 사고팔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외국인 HFT가 그 거래를 미리 이용해 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며 "주가 가격을 움직이는 큰 매수·매도 주체인 운용사가 비싸게 사게 되면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 HFT만 사실상의 '공매도 효과'를 누릴 수 있단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개인은 설정·환매를 할 수 없는 만큼 주식을 먼저 판 뒤 나중에 물량을 맞추는 거래를 할 수 없지만, 외국인은 가능하단 것이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 증권사 LP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가격을 맞추기 위해 ETF의 매도 호가를 올려야 한다.

하지만 HFT는 LP가 가격을 미처 상향하기 전 기존의 호가를 빠르게 체결해 ETF를 확보한다. 그런 다음 장중 반대 포지션을 취하기 위해 SK하이닉스 본주를 먼저 매도한다. 이 경우 ETF를 싸게 사고 본주는 시장가격에 매도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운용업계 한 임원은 "외국인 HFT는 많은 종목의 호가를 관리해야 하는 국내 증권사 대비 전산이 가볍기 때문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0.001초의 차이로 HFT에 유리한 조건에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HTF의 설정·환매를 제한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거래량을 제한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단 주장이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상품을 상장 폐지하는 것보다 거래량을 증폭시켰던 요인을 줄이자는 취지"라며 "외국인의 설정·환매만 제한해도 거래량이 지금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일 설정·환매를 반복하는 거래는 애초에 설정 목적이 없는 거래로 간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는 외국인 HFT를 변동성의 주범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HFT가 ETF와 기초자산 간 가격 괴리를 빠르게 해소하고 매수·매도 호가를 촘촘하게 만들어 오히려 시장 효율성을 높인다는 이유에서다. 외국인 투자자와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HFT도 함께 유입되고, 이들이 차익거래를 수행하면서 ETF 가격이 순자산가치(NAV)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을 막는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 고빈도 매매 업자는 국내 시장에 더 많이 들어와야 한다"며 "전문적인 차익거래 참여자가 늘수록 호가가 촘촘해지고 가격 발견 기능도 강화된다. 외국인 설정·환매를 제한하면 거래량은 줄어들지라도 오히려 괴리율 확대와 유동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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