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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응기금 왜 꺼냈나…추가세수 흩어지기 전 전략재원 묶기

2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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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성장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 등으로 급격히 늘어난 세수를 미래성장 재원으로 온전히 활용하겠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

추가세수가 결산 뒤 세계잉여금으로 넘어가면 법정 절차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과 공적자금 및 국가채무 상환 등에 우선 배분된다.

정부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첨단 제조업, 청년 주거·창업 등 전략 분야에 재량껏 투입할 수 있는 몫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낸 것도 이런 제도적 한계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5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재명 정부는 추가 세수를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3대 메가프로젝트를 비롯한 미래성장동력 창출과 K자형 양극화 대응, 20·30세대의 주거·창업·일자리 지원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기금 신설을 택한 것은 추가세수를 어떤 경로로 처리하느냐에 따라 중앙정부가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재원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같은 규모의 세수라도 결산을 거쳐 세계잉여금으로 처리하느냐,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하느냐, 기금으로 별도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세계잉여금은 한 해 총세입에서 총세출과 다음 연도 이월액을 제외하고 남은 재원이다. 정부가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는 '여윳돈'은 아니다.

우선 내국세가 예산보다 더 걷히면 정부는 결산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차액을 우선 정산해야 한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 등에 일정 비율로 연동돼 있어 추가세수가 발생하면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 이전해야 하는 재원도 함께 늘어난다.

교부세·교부금 정산 뒤 남은 세계잉여금의 30% 이상은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우선 출연해야 한다. 이후 남은 금액의 30% 이상도 국가채무 상환에 사용해야 한다.

이 같은 법정 배분 절차를 모두 거친 뒤에야 정부가 재량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남는다.

추가세수가 100조원 발생했다고 단순 가정하면, 중앙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은 30조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결산 전 추경을 편성하면 중앙정부의 재량은 상대적으로 커진다.

초과세수를 추경의 세입과 세출에 반영하면 해당 재원은 결산상 세계잉여금으로 남지 않아 공적자금과 국가채무 상환에 관한 세계잉여금 처리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다만, 내국세 증가에 따라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함께 늘어난다는 제약은 여전하다.

또한, 일회성이라는 한계와 국회 의결, 법정 추경 편성 요건 등을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미래대응기금 카드가 나온 건 이러한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추가세수를 여러 용도로 분산하기보다 별도로 관리해 중장기 전략사업에 활용하려는 구상이다.

향후 추진할 미래대응기금 특별법에 추가세수의 귀속 방식 등 어떠한 내용이 담기는지에 따라 정부가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재원 규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일시적으로 늘어난 세수를 한 해에 모두 소진하기보다 여러 해에 걸쳐 활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

기금을 활용하면 경기와 세수 여건에 맞춰 집행 시기를 조절해 AI와 첨단산업, 청년 주거·창업, 지역균형발전 등 중장기 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경기 둔화나 세수 감소 국면에서도 미리 적립한 재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고채 추가 발행 부담을 완화하는 완충장치 역할도 기대된다.

미래대응기금은 내주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통해 방향을 논의한 뒤 오는 8월 발표되는 내년도 예산안에 보다 구체적인 계획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류덕현 청와대 재정기획보좌관은 "특별법 형태로 기금을 신설해야 할 것"이라며 "국회와 잘 협의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jhpark6@yna.co.kr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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