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학회 "12차 전기본에 원전·SMR 추가 공급 구체적 명시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를 비롯한 '메가 프로젝트'의 대규모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공급 방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전 18기에 달하는 용량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수요·공급을 정밀히 산정해 추가 공급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챗GPT AI 생성 이미지]
12일 에너지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메가 프로젝트' 관련 전력 수요 전망치는 호남 등 서남권 반도체 산업 단지에 약 6.3GW, AI 데이터센터에 약 18.4GW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도 약 15GW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수요가 기존 계획에 일부 반영된 용인 클러스터를 제외하더라도, 추가로 확보해야 할 발전설비 용량이 총 24.7GW에 달하는 셈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국내 전력계통의 전체 공급 능력은 102.6GW 수준이다. 이를 단순 비교하면 전체 공급 능력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는 국내 최신형 대형 원전인 APR1400 약 18기에 해당하는 규모이기도 하다.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수준의 전력 공급(총 약 3.5GW)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규모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는 연중 24시간 무정전·고품질 전력을 요구하는 경직성 부하다.
정부는 호남권에 재생 에너지가 풍부하고 한빛 원전 등을 활용하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는 날씨, 계절에 따라 출력 변동성이 큰 만큼 재생에너지만으로 반도체 팹 등에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에너지 업계와 학계에선 메가 프로젝트의 정상적인 가동을 위해선 신규 원전 건설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지난 8일 발표한 정책제언에서 "제12차 전기본에 첨단산업의 예측 수요를 정밀하게 반영하고, 기계획 물량을 넘어서는 대형 원전 및 SMR의 추가 공급 경로를 규모·부지·일정을 포함해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신규 원전 부지를 미리 확보하고 해당 지역 지원 체계를 설계하는 한편 송전망·변전소 등의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여러 선제적 조치로 건설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원전 건설은 부지 선정, 주민 수용성 등으로 건설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원전을 아무리 빠르게 건설해도 최소 7~8년이 소요되는데, 정부는 호남 반도체 팹의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는 원자력, 액화천연가스(LNG) 등 다양한 전원에 대해 추가 건설을 전향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지난 9일 한 방송에 출연해 "서남권 반도체 프로젝트에 필요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필요하다면 원전도 신규 건설할 수 있고, LNG, 복합화력 등 다양한 전원도 함께 검토하고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30년 초기 팹 가동에 필요한 단기 전력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LNG 복합화력 등을 통해 공급하고, 원전은 중장기 전원으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존 원전 부지를 활용해 건설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전남 영광의 한빛 원전과 울산 울주 새울 원전 부지에 각각 2기씩, 총 4기의 신규 원전을 새로 짓는 방법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
다만 울주 새울 원전의 경우 호남 산단과 동서로 떨어져 있는 만큼, 이곳의 전력을 호남 클러스터까지 끌어오기 위해선 추가 송전망 확충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빛·새울에 원전 4기를 추가로 건설한다고 가정해도 명목 설비용량은 약 5.6GW로, 추가 수요 24.7GW의 일부에 그친다. 이에 따라 업계를 중심으로 12차 전기본에 추가 원전 건설 경로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질 전망이다.
원자력학회는 "정부가 발표한 산업 전략과 전력 공급 계획 간의 정합성을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하여 재점검하고, 이에 상응하는 무탄소 기저 전원 확충 경로를 조속히 제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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