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한국과 일본 외환당국이 외환시장 협력을 잇달아 강조하면서 시장에서는 양국의 정책 공조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 공동 개입 여부와 별개로 양국 당국의 반복적인 메시지와 대응이 달러-원과 달러-엔 환율 움직임에 영향을 주면서 달러 롱심리가 꺾이는 모습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달러-원 환율은 금요일 오후마다 당국 대응을 의식하며 상승폭을 반납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9일과 26일에는 서울장 마감 직전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이 출회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급락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장중 외환 당국자의 구두개입성 발언 이후 환율이 빠르게 상승폭을 반납했다.
전 거래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41분께 장중 고점인 1,513.50원까지 오른 뒤 문지성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의 환율 관련 발언이 전해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전 11시 20분께 1,501원 선까지 밀렸고, 이후 저가 매수에 일부 반등했지만 오후 들어 다시 낙폭을 확대해 오후 3시 19분에는 장중 저점인 1,499.30원까지 내려갔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1개월 반 만에 1,500원 아래에서 마감했다.
문 차관보는 "현재 환율은 여전히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가 있는 수준"이라며 "하반기에는 수급 여건이 점차 펀더멘털을 반영하면서 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출업체의 선물환 매도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외환시장 교란행위가 감소했다며 한국은행·금융감독원 공동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시정 방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허위호가 제시 행위에 대한 대응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일본에서도 정책 당국의 발언 이후 달러-엔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정부연금투자펀드(GPIF)를 비롯한 공적 연기금의 일본 국내 금융자산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해외 자산 비중 축소와 엔화 자산 선호를 유도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며 엔화 매수가 강해졌고 달러-엔 환율은 1엔 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그동안 일본 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만으로는 시장 반응이 제한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실제 개입이 병행됐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달러-엔 환율이 160엔을 웃돌자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11조7천349억엔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을 실시했다고 공표한 바 있다. 당시 개입은 지난 2024년 7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었으며 엔 약세 국면에서 실시된 개입으로는 사상 최대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최근에는 달러-엔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원도 함께 밀리지만 이후에는 국내 수급 영향으로 달러-원만 다시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지난 10일 일본 재무상 발언 이후 달러-엔이 크게 밀린 것은 그동안의 구두개입성 발언과는 달랐던 만큼 시장에서는 실개입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3주 연속 금요일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당국 대응이 나타나면서 시장 참가자들도 이를 하나의 패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예전에는 금요일이면 롱포지션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당국 경계를 의식하는 심리가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반복적으로 강한 메시지가 나오다 보니 시장에서도 금요일에는 상단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최근에는 한국과 일본이 함께 움직인다는 인식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 인식은 양국 외환당국이 협력을 공개적으로 강조한 데서도 힘을 얻고 있다.
지난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국투자공사(KIC) 도쿄지사 개소식에서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최근 외환시장을 포함한 시장 동향에 대해 한국 측 카운터파트와 특히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문 차관보도 "한미일 외환당국 간 협의 기회가 앞으로 많이 예정돼 있다"고 말하며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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