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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채권 뉴노멀-①] 채권시장 기존 질서가 뒤바뀐다

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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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채권시장은 AI 확장을 위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요 대형 기술 기업들의 올해 채권 발행 규모가 올해 채권 공급량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채권시장의 기존 질서가 뒤바뀌고 있다는 진단도 제기됩니다. 연합인포맥스는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AI 채권 자금 조달의 형태와 그에 따른 위험성을 점검하고 장기적인 금리 방향성 등을 조망하는 기획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인공지능(AI)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센터 운영사)들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조달하며 채권시장의 기존 질서와 자금 흐름을 크게 뒤흔들고 있다.

13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아마존이 250억 달러의 채권 발행하며 올해 들어서만 기술 기업이 단일 발행으로 25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한 일곱 번째 사례가 됐다. 이는 지난 6년간 250억 달러 이상의 채권 발행 횟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채권 발행 양상은 올해 들어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는 지난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연평균 280억 달러의 투자등급 채권을 발행했는데, 작년에는 이보다 4.3배가 늘었고, 올해는 2015~2024년 대비 9배에 가까운 2천400억 달러가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메타, 오라클 등이 발행한 채권은 올해 5월말 기준 미국 전체 채권 발행량의 거의 15%에 달하며, 올해 채권 공급량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이러한 막대한 수요는 구조적인 문제를 낳고 있으며, 일부는 쉽게 은폐되는 것으로 진단됐다.

크로스볼 리서치의 설립자이자 파생상품 리서치 헤드인 젤랄 주아드는 "이 채권들은 대규모 자본지출의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되지만, 그 자본지출이 창출할 토큰(Token) 매출의 가치는 채권 만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토큰 매출이란 일종의 AI 사용료로, 하이퍼스케일러가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받는 사용료 매출을 뜻한다.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해서 최종적으로 생산해 내는 서비스에 대한 판매 단가가 채권 만기에 비해 너무 빠르게 추락할 위험이 있다는 게 주아드 설립자의 설명이다.

실제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잉여현금흐름(FCF) 지표는 최근 급격히 나빠졌다.

아마존은 직전 12개월 기준 FCF이 260억 달러에서 12억 달러로 95% 급감했고,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의 FCF는 각각 38%와 22% 감소했다. 오라클은 이미 마이너스(-) FCF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 FCF의 시장 전망치는 평균 약 40억 달러에 불과하다.

막대한 신규 채권을 발행한 기업들의 기초적인 현금흐름이 얼어붙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발행한 채권은 주로 5.0~5.7%의 표면 금리에 만기 10년, 20년, 30년 등이다.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AI 토큰 매출은 불과 18~24개월 주기의 하강 곡선을 그리며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아드 헤드는 "이것은 전형적인 만기 불일치 사례"라며 "매출 압박을 받아 빠르게 수축하는 단기성 매출 흐름을 가지고 장기 부채 채무를 감당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험성은 이미 시장 지표로도 확인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오라클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계약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4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배 폭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최근 월간 CDS 거래량이 지난 2025년 초순 대비 10배 급증하기도 했다.

메타의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우량 기업 125개로 구성된 'CDX IG 지수' 대비 약 40bp 높게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우량 기업의 단일 종목 리스크가 시스템 리스크보다 더 높게 책정되고 있다는 의미다.

하이퍼스케일러가 발행한 채권이 유통시장에서 빠르게 가치가 하락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아마존이 지난 3월 발행한 2036년 만기의 회사채 스프레드는 지난 6일 61bp에서 7일 73bp로 하루 사이 10bp 넘게 급등했다. 메타의 2036년 만기 회사채 스프레드도 7일 기준 96bp로 치솟으며 발행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회사채 스프레드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발행한 채권을 보유한 대가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추가 금리를 뜻한다.

아마존 2036년 만기 채권 스프레드 추이

자료 : 연합인포맥스

문제는 이런 위험성이 내재된 하이퍼스케일러 채권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이다.

JP모건은 이달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AI 인프라 투자액이 5조5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 가운데 2조1천억 달러 가량이 향후 5년간 투자등급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규모의 채권 발행은 미국 투자등급 채권의 전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만큼 큰 규모다.

특정 투자의 수익성에 계속해서 의문이 제기될 경우 AI 채권 가치는 결국 평가절하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채권시장이 가격을 먼저 반영하고 주식시장은 시차를 두고 뒤를 따르는 것은 지난 2000~2001년 닷컴 버블을 비롯해 역사적으로 계속해서 반복되던 패턴이다.

지난 2000~2001년 닷컴 버블 당시 통신기업들은 무제한적인 광케이블과 장비를 발주하며 막대한 채권 자금을 조달했다. 막대한 부채로 인프라를 구축했으나 정작 제품 가격이 폭락하며 통신사들은 연쇄 도산했다. 당시 세계 시총 1위까지 올랐던 시스코 주가는 90% 폭락하며 버블 붕괴의 상징이 됐다.

주아드 헤드는 "하이퍼스케일러 채권은 이제 막 크레디트 재평가라는 초기 단계에 진입했을 뿐"이라며 "주식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위험 전이는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라클처럼 운영 자금을 전적으로 채권시장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 위험 전이가 비선형적(기하급수적)으로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투자등급이 한 단계만 강등되더라도 투자적격 지침을 준수해야 하는 기관이 강제 매도에 나서고, 자금 조달 불능과 가치 폭락이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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