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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채권 뉴노멀-②] 빅테크들이 은폐하는 레버리지

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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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인공지능(AI) 혁명을 위해 최신 AI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냉각 시스템 등 막대한 규모의 물리적 자본 축적이 필수적이다.

빅테크들은 이런 자본 축적을 위해 채권 발행을 비롯해 '장부 외' 채권 발행이라는 새로운 자금 조달 방식들을 실험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금융 판도를 흔들며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스틴 반 뉴버그 교수는 13일 보고서를 통해 "채권시장을 비롯한 민간 자본 시장의 구조 자체가 뒤바뀌고 있다"라며 "AI 인프라 자금 조달 규모가 과거 철도, 전력화, 통신망 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장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센터 운영사)들이 채권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하며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거대한 데이터 센터 자산이 새로운 자산군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직접 발행 공세'로도 부족할 만큼 AI 자본지출 부담이 커지자 이들은 대차대조표 밖에서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구조화 채권을 추가로 발행하고 있다.

뉴버그 교수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자신들의 우수한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활용해 SPV와 장기 임대 계약을 맺고, 실제 건물과 인프라의 소유 및 자금 조달은 외부 자본에 맡기는 '자산 경량화'(Asset-light)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의 일부를 일반적인 채권 발행이 아닌 장부 외부 채권 자금으로 조달한다는 뜻이다.

모건스탠리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추가 컴퓨팅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 총 2조9천억 달러에 달하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채권 자금(직접 발행 및 '장부 외' 채권 발행 포함) 조달될 것으로 추정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체 투자액에 대해 자기자본과 부채 비율은 약 60대 40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자기자본과 부채 비율인 60대 40은 과소평가됐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버그 교수는 "하이퍼스케일러가 무담보 회사채를 통해 인프라 자금을 직접 조달하고 있음에도, 이들과 장기 임대 계약을 맺은 SPV가 인프라 자산을 담보로 '장부 외' 채권을 발행할 때 해당 프로젝트의 레버리지는 70~8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일종의 자산 레버리지 은폐가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은 SPV의 데이터 센터와 같은 인프라 건설을 안전한 부동산 또는 기반 시설 프로젝트로 인식해 자산 가치의 70~80%에 달하는 높은 한도의 대출(높은 레버리지)을 기꺼이 해준다.

전체 AI 인프라 투자를 놓고 보면, 자기자본과 부채의 비율이 60대 40일 수 있으나, 데이터센터 건물과 전력망이라는 독립된 프로젝트만 떼어놓고 보면, 해당 프로젝트의 실질 레버리지는 70~80%까지 올라갈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장부 외' 채권 발행을 통해 자산의 실질 레버리지가 90%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메타가 추진했던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 자금 조달 프로젝트는 총 투자액이 300억 달러에 달해 단일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다.

메타는 당초 프로젝트의 단독 소유주였지만, 이후 사모펀드인 블루아울에 지분 80%를 약 25억 달러에 매각했다. 그 결과 설립된 합작회사 '베이그넷'은 지난 2025년 10월 27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해 외부 차입금을 조달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단일 구조화 프로젝트 금융 부채 발행으로는 최대 규모였다.

중요한 점은 자본 구조상 부채 비율이 약 90%에 달했는데, 이는 자산가치 300억 달러 대비 부채가 270억 달러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메타는 실질 레버리지가 90%에 달했지만, GAAP 회계 기준에 따라 이런 리스크를 대차대조표에 기재하지 않았다.

이런 사례는 메타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하이퍼스케일러에 공통으로 해당하는 경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약 9천700억 달러의 임대 약정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규모는 6천6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은 프로젝트 자금을 재무제표 밖에서 조달함으로써 신용 등급과 자기자본 가치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상당한 자본 지출과 부채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메타는 자본 집약적인 인프라 제공업체보다는 고성장 소프트웨어 회사처럼 평가되고, 그에 따라 주식시장의 더 높은 가치 평가 배수를 갖는 셈이다.

뉴버그 교수는 "하이페리온과 메타의 거래는 차세대 데이터 센터 금융의 모델일 될 수 있는 획기적인 거래"라며 "이 거래는 소유권과 통제권, 위험 부담의 분리가 어떻게 규제 및 금융 차익 거래의 형태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자산과 부채를 재무제표 이외의 항목에 배치함으로써 재무제표 유연성과 기존의 신용등급 등을 유지하고, 동시에 상당한 규모의 담보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뉴버그 교수는 "그러나 이런 구조는 자산 수준에서 레버리지를 증가시키고 광범위한 투자자에게 위험을 분산시킨다"라며 "따라서 시스템 내에서 위험을 측정하고 모니터링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규모 인프라 확장에 대한 역사적 경험은 자본 집약적인 급성장 시기에 시장 전체의 기대치가 변할 경우, 그것이 금융적으로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 및 잉여현금흐름 추이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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