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달러-엔 환율과 일본 국채 금리가 정부 당국자의 '연기금 투자 확대' 발언에 출렁이며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금융시장이 크게 반응한 것은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일련의 흐름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13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지난 10일 장중 162.49엔까지 치솟다가 161.20엔선으로 급반락했다. 이후 이날 오전 현재 162.0엔선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출렁인 것은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이 정부연금투자펀드(GPIF)를 비롯한 연기금의 일본 국내 금융자산 투자 확대를 장려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가타야마 재무상 발언이 전해지자 외환시장 내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한 알고리즘 거래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시장이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지난 6년 전 사례와도 연관이 깊다.
지난 2020년 3월 GPIF는 앞으로 5년간 주요 자산의 배분 비율을 각각 25%로 맞추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채권 비중이 기존 35%에서 25%로 줄고, 해외 채권 비중은 15%에서 25%로 늘어났다.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었지만, 일본 최대의 공적 기관 투자자가 자국 국채를 회피하는 구도가 형성되며 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달러-엔 환율은 2022년 들어 크게 올랐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저금리 기조의 일본 자금이 빠르게 해외로 이탈한다는 시각이 크게 확산했기 때문이다.
BOJ는 지난 2024년부터 마이너스 금리 기조를 끝냈으나, 통화정책 정상화의 속도는 느린 편이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일본 정부의 재정 정책을 둘러싼 우려가 확산했다. 즉, '일본으로부터의 자금 유출'에 대한 시각은 계속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타야마 재무상이 던진 'GPIF의 일본 자산 매입' 신호는 시장 내 파급력이 클 수밖에에 없었다.
게다가 카타야마 재무상은 "통화 조절(정책)은 어떠한 일이 발생했을 때 BOJ가 과감하게, 정부가 언급하는 것과 관계 없이 시행할 수 있다는 점, 바로 이 사실이 시장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BOJ의 독립성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런 일련의 발언에 채권시장도 강하게 반응해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0일 한때 2.73%까지 하락하며 하루 사이 20bp 가까이 밀렸다.
물론 GPIF 등이 외화 표시 자산을 줄이고 국내 자산의 비중을 늘리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다. 실제 자금 흐름을 앞으로 확인해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도, 역사적인 수준의 엔화 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시장 참가자들은 이러한 작은 균열조차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특히, 외환 당국의 개입을 위한 복선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 아시아계 헤지펀드 매니저는 "만약 이 시점에서 일본 정부가 엔화 매수 방향의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풀이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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