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빠지고 단백질 보충제·반려동물 보험 추가돼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지은 기자 =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소비 품목이 개편되면서 오랫동안 일본 직장인의 필수 복장으로 여겨졌던 넥타이는 다음 달부터 품목에 포함되지 않는다.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넥타이는 1984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의 CPI 산정에 사용되는 589개 품목 목록에서 제외된다.
넥타이뿐만 아니라 한때 일본 직장 여성들의 필수품이었던 타이즈와 스타킹도 품목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바지와 양말, 운동화 등이 사무직 종사자들의 일상복을 장악하면서 점점 더 캐주얼해지는 사무복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그 대신 일본 통계청은 젊은 일본인들의 소비 습관 변화를 반영해 반려동물 보험이나 파인애플과 같은 품목의 비중을 높일 예정이다. 도로 안전 개선을 위한 새로운 규정에 따라 자전거 헬멧도 품목에 추가됐다.
그 밖에 CPI 산정을 위한 목록에 새롭게 추가된 품목 중 하나는 단백질 파우더(단백질 보충재)다. 이는 이전 세대보다 근육을 키우는 데 더 큰 관심을 갖는 젊은 세대의 선호도를 반영한 것이다.
일본의 시장조사 및 산업분석 전문 기관 후지케이자이에 따르면 단백질 보충제와 단백질 바, 음료의 판매량은 2021년 이후 약 3분의 1 증가하여 2천115억 엔(원화 약 1조 9천632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최대 유통업체 중 하나인 돈키호테의 모회사 팬퍼시픽인터내셔널홀딩스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단백질 파우더 판매량이 지난 10년간 최소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수요가 보디빌더에서 일반 소비자로 확대되어 평소 건강과 웰빙 습관의 일환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번 CPI 구성 품목 개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도쿄 넥타이협회 자료에 따르면 넥타이 생산 및 수입량은 2009년 수준의 3분의 1에 불과한 1천100만 개로 급감했다.
일본 넥타이 제조업계에서 60년 이상 종사해 온 한 관계자는 넥타이의 감소세가 2005년 '쿨 비즈' 정책 도입, 즉 여름철 사무실 복장으로 반팔 셔츠만 입고 넥타이나 재킷은 입지 않는 복장 규정이 시행된 시점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공장 생산량이 거의 90%나 감소한 것을 지적하며 "넥타이를 매지 않는 것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게 되었고, 넥타이를 매면 안 되는 상황처럼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양말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연간 스타킹 및 타이즈 판매량은 1980년대 후반에 10억 켤레 이상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공급량은 2016년 이후 절반 이상 감소한 1억2천500만 켤레를 기록했다.
일본 기업계에서는 넥타이와 타이즈의 영향력이 약해진 것이 현재 일본 국내 의류 판매의 12.5%를 차지하고 있는 캐주얼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지난 30년간 급성장과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제공]
jepark2@yna.co.kr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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