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골드만삭스가 미국 증시의 인공지능(AI) 투자 붐과 관련해 과거 닷컴버블과 같은 밸류에이션 거품보다는 기업들의 장기 실적 전망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기대, 이른바 '실적 버블(earnings bubble)'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10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리서치의 도미닉 윌슨 글로벌마켓리서치그룹 선임고문과 비키 창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현재 시장의 가정은 AI를 통한 이익 구조 변화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며 "경쟁과 투자 확대, 기술 혁신은 결국 기업들의 초과 이익을 잠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골드만삭스]
AI 관련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2022년 11월 이후 약 27조달러 증가했다.
이익은 아직 주가 상승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추산한 미국 기업들이 AI 생산성 향상으로 얻을 수 있는 추가 수익의 현재가치는 약 9조달러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시장 수준을 정당화하려면 AI 기업들이 경제 전체에서 발생하는 이익 중 평균 이상의 비중을 장기간 차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점점 더 낙관적인 가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최근의 주가 상승이 실제 실적보다는 투자 확대와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어지는 동안 AI 인프라 공급 기업들은 높은 성장세를 누릴 수 있지만, 투자 사이클이 둔화될 경우 이후의 이익 구조는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향후 2~3년 동안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강해 보일 수 있지만, 급격한 투자 확대 국면이 끝난 이후 기업들의 이익 구조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현재 상황을 1999년 말과 2000년 초 닷컴버블 당시와 동일하게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닷컴버블 당시에는 지나치게 높은 투자 증가와 기업 이익률 하락, 차입 확대 및 경상수지 적자 확대 등 네 가지 불균형이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AI 투자 사이클에서는 이러한 징후가 대부분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기업 이익률은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임금 상승과 단위노동비용 증가세도 1990년대 후반보다 안정적이다.
기업들은 증가한 투자 비용을 이익 증가로 상당 부분 충당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역시 확대되지 않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AI 투자 붐은 1990년대 기술 투자 붐만큼 광범위하거나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지만, 규모 자체는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순수한 밸류에이션 버블 위험은 1990년대 후반보다 낮아 보이지만, AI 기업들의 미래 이익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점점 더 중요한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견조한 펀더멘털과 높은 밸류에이션 사이의 긴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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