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고점 다다를수록 실적 가파르게 상승…저PER 오판할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나스닥 ADR(주식예탁증서) 상장 호재를 업고 추가 반등을 모색하던 SK하이닉스 주가가 200만원 선 아래로 무너져 내렸다.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다.
13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8.35%(18만2천 원) 폭락한 199만8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SK스퀘어 역시 10.01%(14만1천 원) 급락한 126만8천 원으로 밀려났다.
삼성전자(-4.21%), 삼성전기(-12.56%), LG이노텍(-6.47%) 등 IT·반도체 대형주들이 줄줄이 동반 폭락하며 전기전자 업종 전반에 강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인 65조 원을 약 8% 하회하는 60조 원(매출액 81조 원)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HBM 매출 비중이 높은 탓에 일시적으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률이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는 진단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비중확대 의견과 목표주가 380만 원을 유지하며 "실적 우려가 아닌 장기공급계약(LTA) 체결 결과를 반영한 가격 가정의 '정상화 및 현실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메모리 산업이 3~5년 단위의 LTA 구조로 변화함에 따라 분기별 단기 ASP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성을 얼마나 오랜 기간 유지하는가'가 핵심이라는 옹호론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일 투자의견 '보유(Hold)'와 목표주가 185만 원을 유지하며 시장의 가열된 분위기에 경고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설비투자(CAPEX) 속도 조절할 수 있다고 짚었다. 메타가 프론티어 모델 개발을 일시 포기하고 잉여 인프라를 외부 판매로 돌리는 등 빅테크들의 행보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도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의 설비투자 증가율 컨센서스는 올해 83%에서 내년 23%로 둔화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경기 민감 종목이 사이클 고점에 다다를수록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해 저PER 매력이 있는 것처럼 오판하기 쉽다는 점을 짚으며 향후 다운사이클 진입 시 후유증이 깊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지난 10일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ADR이 글로벌 패시브 자금을 끌어들여 본주 주가를 최소 8%에서 최대 18%까지 견인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했다.
신주 발행으로 SK스퀘어의 하이닉스 지분율이 공정거래법상 하한선인 20.0%까지 하락함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소각이 뒤따르고, 이것이 본주 주가를 견인할 '거버넌스 프리미엄'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그러나 실적 불안감이 고조되자 지주회사인 SK스퀘어마저 10% 넘게 폭락하며 매크로 우려가 단기 수급 호재를 압도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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