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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처럼 ADR이 국내 본주 끌어올릴까…SK하이닉스 8~18% 상승 여력

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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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과 멀티플 격차 축소 기대·SOX 편입·상호전환 확대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 나스닥에서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거래를 시작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대규모 자금 조달을 넘어 국내 본주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글로벌 주주 기반이 확대되면 SK하이닉스에 적용돼온 할인율이 낮아져 미국 메모리업체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도 좁혀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만 TSMC의 사례를 적용할 경우 반도체 업황이나 실적 개선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국내 본주에 8.4% 또는 18%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SK하이닉스, 미 나스닥 데뷔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거래 장벽 낮추면 멀티플도 상승 기대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DR 상장은 기업 실적보다는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밸류에이션 멀티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투자자는 ADR을 통해 한국 주식을 직접 매수할 때 발생하는 거래와 결제, 환전, 수탁 절차를 줄일 수 있다. 한국 주식을 직접 보유할 수 없거나 보유 비중에 제약받던 글로벌 기관투자가에도 새로운 투자 경로가 열린다.

투자자 기반이 넓어지면 기업 고유 위험이 더 많은 주주에게 분산되고 투자자가 요구하는 자기자본비용도 낮아질 수 있다. 밸류에이션 산식의 분모에 해당하는 요구수익률이 내려가면 주가에 적용되는 멀티플은 높아진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 우위를 고려할 때 기존의 멀티플 할인이 축소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프리미엄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앞에서 ADR 거래 개시 알리는 SK하이닉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TSMC, ADR 먼저 오르고 본주가 추격

SK하이닉스 ADR은 원주와의 전환 구조에서도 TSMC와 비슷하다. 현재 ADR을 국내 원주로 전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국내 원주를 ADR로 바꾸려면 발행 한도와 규제 당국의 승인 등 제약이 따른다.

ADR이 원주보다 싸면 원주로 바꿔 매도하는 차익거래가 가능하지만 ADR이 비싸졌을 때 반대 방향의 차익거래는 제한된다. 이러한 비대칭적 전환 구조는 ADR이 본주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TSMC ADR은 상장 이후 대만 본주보다 평균 16%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프리미엄은 한때 24~26%까지 확대됐으며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본주가 오르면서 괴리율이 14% 수준으로 낮아졌다.

챗GPT 3.5 출시로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가 커졌을 때도 미국 ADR이 먼저 급등한 뒤 대만 본주가 시차를 두고 따라 올랐다. 누적 수익률 기준으로 ADR 상승분의 약 4분의 3이 본주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마이크론 'G9 TLC' 낸드플래시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마이크론과 격차 줄면 8.4% 또는 18%↑ 여력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은 마이크론보다 낮다.

DS투자증권이 집계한 12개월 선행 PER은 SK하이닉스가 5.52배, 마이크론이 6.77배다. DS투자증권은 이를 기준으로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보다 약 24% 할증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한국 주식을 직접 보유하기 어렵거나 투자 비중에 제약을 받던 미국 기관투자가들은 SK하이닉스를 담는 데 한계가 있었다. ADR 상장으로 이들의 투자 경로가 열렸고 향후 미국 주요 지수에 편입되면 패시브 자금의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에 마이크론과 같은 PER이 적용될 경우 이론적인 상승 여력을 약 24%로 추산했다.

여기에서 TSMC ADR의 최근 원주 대비 프리미엄을 차감하면 국내 본주의 상승 효과는 최소 8.4%로 계산됐다.

별도로 TSMC 사례처럼 ADR 상승분의 약 4분의 3이 국내 본주에 전달된다고 가정하면 상승 여력은 18%로 추산됐다.

김수현 연구원은 "업황과 관련없이 ADR 상장 이벤트만으로 본주는 최소 8~18%의 상승효과가 기대된다"라고 추정했다.

여기에는 HBM 판매 증가나 메모리 가격 상승 등 실적 개선 효과 등은 제외됐다.

SK하이닉스의 HBM4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SOX 편입·상호전환 확대가 관건

향후 관전 포인트는 미국 주요 주가지수 편입과 ADR·본주 간 상호전환 가능성이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 ADR의 공모 규모를 고려하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편입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최소 거래 이력과 유동성 요건을 올해 충족하기 어려워 예상 편입 시점은 2027년 9월로 제시했다.

SOX에 편입되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의 매수 수요가 유입돼 ADR의 유동성과 투자자 기반도 확대될 수 있다.

나스닥100 편입은 상대적으로 문턱이 높다. 현재 시가총액 75~100위권이 460억~700억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ADR 발행 규모가 늘어나거나 SK하이닉스 주가가 시장 대비 지속적인 초과 상승을 보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에 제출된 F-6 등록신고서상 SK하이닉스의 ADR 예탁 한도는 전체 발행주식의 25%다. 이번 공모분 2.5%를 제외하면 22.5%포인트의 제도적 여유가 남아 있다.

다만 이는 예탁 한도일 뿐 즉시 전환 가능한 물량은 아니다. 실제 추가 발행이나 원주의 ADR 전환에는 회사의 결정과 관련 승인·절차가 필요하다.

TSMC는 ADR 비중을 상장 당시 2.9%에서 현재 20.5%까지 늘렸다. ADR 공급을 확대해 과도한 프리미엄을 조절하면서 미국 ADR과 대만 본주의 재평가가 함께 이뤄지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도 ADR 프리미엄을 조절하면서 본주와 ADR의 재평가 선순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ADR 상장만으로 마이크론과의 격차가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를 경기 변동성이 큰 메모리업체가 아니라 AI 인프라의 핵심 기업으로 평가하려면 HBM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 우위, 이익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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