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달러-원 환율은 1,500원선 부근에서 상승 여력을 살필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전으로 되돌아가는 상황이 긴장을 키운다.
맞불 공습을 이어가던 양국은 결국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이란 해상 봉쇄에까지 다다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라며 20%의 통행료를 징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을 계속해서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면서 지도부 제거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하는 것은 강달러, 국제유가 상승을 촉발하고 달러-원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1,500원대에서 상승 흐름이 펼쳐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78달러 수준까지 가파르게 뛰었으나 달러 인덱스는 101.2 레벨로 오르는 데 그쳤다. 달러-엔도 162.4엔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외환시장의 반응이 격렬하지는 않았는데 종전 후속 협상 중 벌어질 수 있는 예상 범위 내 시나리오였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합의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달러-원이 중동 뉴스를 얼마나 반영할지 지켜볼 일이다.
커진 미국 금리 인상 기대는 달러-원 하단을 받치는 변수다.
간밤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강달러를 부추기는 매파 발언을 내놨다.
그는 "만약 이번 주 근원 인플레이션이 또다시 높은 수치로 나온다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가까운 시일 내에 통화정책을 긴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나는 종종 기대 인플레이션이 잘 고정돼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듣는다"며 "이러한 견해는 잘못됐다"고 언급했다.
금리 인상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그의 발언은 연준이 이른 시일 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운다.
월러 이사가 말했듯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이목을 모은다.
예상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작은 것으로 확인된다면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겠지만, 고물가 우려를 유지하게 할 경우 연준의 방향 전환 가능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물가 지표를 확인하고 가려는 관망 심리는 시장 참가자들이 방향성 베팅을 자제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날 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잇달아 등판하는 것도 시장을 숨죽이게 한다.
케빈 워시 의장을 비롯해 미셸 보먼 부의장, 마이클 바 이사, 리사 쿡 이사,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이 공식 석상에서 발언한다. 연준의 정책 방향을 살필 절호의 기회다.
수급 측면에서는 대형 하방 재료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으로 조달하는 265억달러(약 40조원) 규모의 자금이 본격적으로 환전되면서 달러-원 하락 흐름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납입일이 14일로 도래한 가운데 선물환 매도 등으로 환전 전략이 이미 가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대규모 현물환 매도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은 달러-원 상방을 바라보기 어렵게 만든다.
여기에다 전날 한화오션이 20억달러 이상 규모의 선물환 매도에 나서는 등 중공업체의 환 헤지가 이어지는 상황은 고점 인식을 부추긴다.
간밤 달러-원은 한때 1,491.80원까지 미끄러졌는데 매도 우위 수급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움직임일 수 있다.
한일 외환당국이 구두개입과 실개입을 병행하며 공조를 강화하는 상황 역시 달러-원 상방을 제한한다.
장중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추정 물량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 가능성은 달러-원 하단을 지지하는 변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전날 주식을 1조6천억원 순매도했다.
코스피 급락 흐름 속 다시 대규모로 주식을 내던진 것은 커스터디 달러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도체 중심의 증시 약세와 외국인 이탈로 달러-원이 상방 압력을 받을 여지가 있다.
하단에서 유입되는 수입업체 결제, 해외투자 환전 수요도 하단 지지력을 견고하게 만든다.
엇갈리는 양방향 변수 속 달러-원은 1,500원선 부근에서 수급에 따라 오르내릴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정오경 6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대해 발표한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6시 무렵 서울장 종가(1,503.40원) 대비 5.90원 하락한 1,497.50원에 거래됐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497.2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85원)를 고려하면 서울장 종가 대비 5.35원 내린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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