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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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다. 14일부터 내리 사흘 동안 공급, 금융, 세제 부문별로 주무 부처가 주관하는 공개 토론회를 연다. 오는 23일에는 이를 아우르는 대토론회가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금융 쪽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제한,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제는 대통령이 엑스(X)에 언급한 대로 적정 보유세 수준, 실거주용과 비거주용에 대한 차등 과세 필요성, 보유세수의 용처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측면에서는 정부에서 그간 발표했던 공급 대책의 이행 상황과 속도 제고 방안,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정비사업 활성화 필요성, 전월세 안정화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초 국정과제를 제시하면서 "국민의 국정 참여와 숙의 공론을 활성화함으로써 정책 결정의 정당성을 제고하고 국민 주권을 체감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잇단 숙의 공론 일정에서 이달 말께 나올 부동산 대책의 정당성과 명분을 얻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숙의 민주주의는 단순한 다수결이나 투표를 거치는 대신 시민들이 충분한 정보와 교육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토론과 숙고를 거쳐 정치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민주주의 형태다.
우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관련 자료를 검토해 사안을 깊이 이해한다. 그런 뒤 이해와 양보 속에 갈등을 줄이고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최선의 합의점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숙의 민주주의는 작동한다. 이 모든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된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서 숙의 민주주의의 실행 방식을 따르고 있다. 숱한 전문가들을 불러 부동산 시장 전망이나 정책 제언을 수집했고 부동산 세제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도 반년 넘게 운영했다. 첫날인 국토교통부 주관 토론회에는 주택정책 관련 실·국·과장 등 국토부 관계자들과 학계, 언론계, 주택·금융업계, 부동산 전문가, 일반 시민 등 약 60명이 참석하며 유튜브로 중계된다고 한다. 숙의 공론의 장점은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정부가 그동안 보유세 인상, 투기수요 차단, 실거주 중심의 공제 개편 등을 강조해온 만큼 부동산 대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얼추 가늠이 된다. 그런데도 정부가 굳이 릴레이 토론회까지 열어 뭘 말하려는 걸까.
사람들이 집을 사는 이유는 당장 오늘 잘 곳이 없어서라기보다 내일 집값이 더 오를 거 같아서다. 집이 부족하다는 현상만 있고 미래에 집이 많이 지어질 것이라는 메시지가 없다면 사람들은 아무 빌라나 영혼까지 끌어다 투자해서 사야겠다고 생각하기 쉽다. 언제, 어디에 몇 가구를 확실히 짓겠다는 메시지가 있다면 사람들은 괜찮은 청약 기회를 기다릴 것이다. 잘 정제된 메시지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추격 매수세를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다.
지난 정부 때 감소한 착공의 여파가 미치면서 내후년까지는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한다. 정부가 월말에 어떤 정책을 내놔도 2028년 전에 입주할 수 있는 집을 뚝딱 만들어내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공급 보릿고개일수록 정부의 메시지 관리가 절대적이다. 정부의 메시지가 집을 지을 때까지 시장의 패닉을 막아줄 쓸모 있는 방어벽이 돼야 한다.
야당을 중심으로 이번 부동산 토론회가 명분 쌓기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토론회는 "세금 폭탄을 정당화하기 위한 간보기 작업"이고 대통령이 토론회 전에 X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도 한다. 블라인드에는 토론회가 정해진 결말을 향해 갈 것이라고 토론회 결과를 예측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정부가 답정너 프레임을 극복하려면 실제 땅을 파고 건물을 올리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체감돼야 한다. 정부가 메시지로 벌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1~2년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산업부 부동산팀장)
hjlee2@yna.co.kr
이효지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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