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달러 자산을 줄이는 이른바 '탈달러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과 달리, 공식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제통화기금(IMF) 공식 외환보유액 통화구성(COFER)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외환보유액은 13조1천억달러로 지난해 4분기 13조1천500억달러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 가운데 달러화 보유 비중은 지난해 4분기 56.42%에서 올해 1분기 57.13%로 0.71%포인트 상승했다.
IMF는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의 완만한 강세가 달러 비중 상승의 핵심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달러 비중 증가분 가운데 약 절반은 실제 달러 자산 매입이 아니라 환율 변동에 따른 평가효과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IMF는 이를 근거로 공식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 비중이 최근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 비중은 20여 년 전 70%를 웃돌던 수준에서 장기적으로는 하락해 왔지만, 최근에는 56∼57%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최근의 흐름을 구조적인 탈달러화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외환보유액 규모가 큰 일부 국가가 달러 비중을 조정하면 전 세계 중앙은행이 일제히 달러 자산을 줄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이를 각국 전체의 공통된 흐름으로 볼 수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탈달러화가 글로벌 트렌드라면 달러화가 지금처럼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통계상 달러 비중이 장기적으로 낮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달러를 대체할 만한 준비통화가 마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달러화 비중은 69.5%로 전년(71.9%) 대비로는 줄었으나, 전세계 중앙은행 달러화 비중보단 웃돈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대외거래 구조와 외채 구성, 외환시장의 특성 등을 고려해 달러화를 중심으로 유로화와 엔화, 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화별 외환보유액 구성은 연차보고서를 통해 연말 기준만 공개되고 있다.
올해 1분기 통화별 흐름을 보면 달러화의 지위를 직접 위협할 만한 대체통화의 약진은 뚜렷하지 않았다.
유로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0.38%에서 올해 1분기 20.03%로 낮아졌고 위안화 비중은 1.95%에서 1.99%로 0.04%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엔화 비중은 5.84%에서 5.44%로 0.40%포인트 떨어져 주요 통화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파운드화와 캐나다달러 비중도 각각 0.01%포인트와 0.0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호주달러와 스위스프랑 비중은 각각 0.09%포인트와 0.02%포인트 높아졌다.
IMF는 "유로화와 위안화 비중 변화는 환율 변동에 따른 평가효과가 주된 요인"이라며 "엔화와 스위스프랑은 환율 평가효과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았으며, 다른 요인들이 더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IMF는 또 "분기별 준비통화 비중은 환율 변화뿐 아니라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자산 매매와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가격 평가효과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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