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금융당국이 장기연체자 채무조정 정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섰다.
다음 달 개정 신용정보법 시행을 앞두고 개인회생·파산 절차를 간소화하고 새도약기금과 새출발기금 운영기준을 구체화해 채무조정 제도의 현장 안착을 뒷받침한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용정보업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개인회생 절차 개선과 채무조정기구 운영기준 마련, 금융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 등 모두 7개 제도 개선 과제가 담겼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개인회생·파산 절차다.
현재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려는 채무자는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저축은행 등 거래 중인 금융회사마다 부채증명서를 발급받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채권자가 많을수록 여러 금융회사를 직접 찾아야 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커지고, 서류 준비 과정 자체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채무자들에게 또 다른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금융위는 이 같은 불편을 줄이기 위해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채무와 연체, 보증 정보를 법원으로 직접 전송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채무자가 금융회사를 일일이 방문해 부채증명서를 발급받는 절차가 크게 줄어들고, 개인회생과 파산 신청도 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개정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장기연체자 채무조정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개정 신용정보법은 장기연체자의 상환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일정 요건 아래 채무조정기구가 차주의 동의 없이 금융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그러나 실제 어떤 기관이 대상이 되고, 어떤 절차를 거쳐 정보를 조회·활용하며, 채무자에게 어떻게 통지할지는 감독규정에서 정하도록 위임돼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위가 지정하는 채무조정기구를 새도약기금과 새출발기금으로 명시하고, 이들 기관이 정보를 조회하거나 제공받은 사실을 채무자에게 사후 통지하는 절차와 홈페이지 조회 방식 등을 구체화했다.
법률이 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면 감독규정은 이를 실제 현장에서 집행하기 위한 세부 운영기준을 마련하는 성격이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 정비를 통해 상환이 어려운 취약계층은 보다 두텁게 지원하고, 반대로 상환 여력이 있는 차주는 선별해 채무조정 제도의 도덕적 해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모형(SCB)에 따른 신용성장등급도 신용정보로 명확히 규정한다.
이에 따라 신용정보원이 관련 정보를 처리·제공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미래 성장성이 높은 소상공인의 신용평가와 금융지원에도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금융회사가 공공 마이데이터 처리를 신용정보원에 위탁하는 경우 금융위원회 보고 의무를 면제하고, 금융보안원의 개인신용정보 활용·관리 실태 점검도 기존 서면 중심에서 필요 시 현장점검까지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개정은 새도약기금을 비롯한 채무조정 정책을 현장에서 차질 없이 집행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완성하는 의미가 있다"며 "개정 신용정보법 시행에 맞춰 하위 규정을 정비함으로써 채무조정 제도가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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