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는 16일 목요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다. 이변이 없는 한 25bp 인상, 이른바 베이비 스텝을 시장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관심은 다른 곳에 있다. 8월에 한 번 더 올릴 것인가다. 이른바 백투백(back-to-back) 인상 여부다. 그런데 최근 흐름을 보면 이 질문의 무게중심이 은근슬쩍 옮겨가고 있다. 7, 8월 연속 인상에서 10, 11월 연속 인상으로.
시장에서는 연내 2회, 내년 상반기에 최대 2회로 4회가량의 금리 인상을 컨센서스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환율과 유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혹시나' 하는 우려를 놓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우리나라 금리를 두고 ING가 당장 정책금리가 지금보다 100bp 높아야 한다는 계산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지표를 감안한 적정금리 수준과 현재 정책금리 사이의 격차, 이른바 금리 버퍼가 이미 마이너스 상태라고 진단했다.
원화 약세 역시 사실상 정책 완화 효과를 내고 있다며 이같이 짚었다. 시장 컨센서스가 향후 1년 내 100bp 인상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인상분 중 상당수가 이미 필요했다는 훨씬 매파적인 콜이다.
ING의 콜과 달리 바클레이즈의 결론은 다소 결이 다르다. 8월 백투백은 아닐 것이며, 이번에 50bp, 빅스텝 인상에 표를 던질 위원이 나올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한은이 추세에 뒤처진(behind the curve) 상태가 아니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그런데 같은 보고서에서 바클레이즈는 스스로 그 결론을 조건부로 만든다.
2분기와 3분기 경제지표가 서프라이즈를 내고 근원물가가 계속 가속화한다면 한은 스스로도 자신이 뒤처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8월말 발표될 2027년 예산안에서 조성될 '미래대응기금'을 포함해 예산이 예상보다 확장적으로 짜인다면 변수가 추가될 수 있다고 봤다. 이 조합이 10월과 11월 백투백 인상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라고 진단했다.
분석대로라면 ING는 '이미 늦었다'는 편이고, 바클레이즈는 '아직은 늦지 않았다'인 셈이지만 '아직'이라는 평가에 방점이 찍힌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28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 5월, 올리지 않았지만 올릴 수도 있었던 자리
지난 5월 한은은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총재 발언과 기자회견 분위기를 보면, 금리인상이 충분히 테이블에 있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변수 등이 모두 인상 쪽에 힘을 실어주는 국면에서 한은은 결국 동결을 택했다.
동결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동결이라는 결정과 '인상도 가능했다'는 뉘앙스 사이의 간극을 한은이 충분히 좁혀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왜 지금이 아니고, 어떤 조건이 채워지면 다음에 올릴 것인지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명확하지 않았다.
시장은 그 여백을 스스로 채워야 했고, 그 여백은 대체로 불안으로 채워지는 법이다. 한은이 인상 타이밍을 한번 미룬 셈이 된 상황에서, 꺾이지 않는 환율과 미·이란 전쟁의 불확실성이 향후 인상 속도를 빠르게 할 근거가 되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을 남겼다.
최근 그나마 환율이 소폭이나마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백투백 불안은 완화했다. 시장이 백투백 가능성은 낮게 보기 시작한 배경에는 1,500원 아래로 떨어진 환율이 자리한다.
그러나 여기서 짚어야 할 것은 이 안도가 우려 자체를 지운 게 아니라는 점이다. 8월이 급한 불이 아닌 게 됐지만, 시장의 시선은 다시 10월과 11월로 옮겨가게 됐기 때문이다.
◇ 점진주의는 무엇을 피하려는 선택일까
중앙은행이 점진적 인상과 모호한 커뮤니케이션을 고수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과거에 흔치 않았던 연속 인상은 자칫 '지금이 비상상황인가'라는 불필요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데다, 스스로 실기했다는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서다.
문제는 이 선택이 정말 시장을 안정시키는가 하는 점이다. 5월의 사례가 보여주듯, 애매한 커뮤니케이션은 단기적인 충격은 피하게 해주지만, 그 대가로 불확실성을 다음 회의로 이월시킨다.
그리고 그 이월된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고, 시점만 바꿔가며 계속 시장을 따라다닌다.
8월이 아니라던 우려가 10월로, 10월이 아니라면 다시 그다음으로 가는 식이다. 시장은 완전히 안심하지도, 완전히 대비하지도 못한 채 다음 확인 지점을 기다리는 상태에 반복적으로 놓인다. 충격은 피하겠지만, 만성적으로 안절부절 못하는 상황에 놓이는 셈이다.
다만 이 불안을 온전히 한은의 커뮤니케이션 탓으로만 돌리기도 어렵다. 지금은 금리 인상이 막 시작되는 인상기의 초입이고, 그 위에 반도체 경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유례없이 크게 얹혀 있는 국면이다.
반도체 호황이 구조적 성장 전환인지 일시적 사이클인지 한은 스스로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마당이다. 시장이 매 회의마다 다음 질문을 다시 던지는 것은 어쩌면 한은의 실책이라기보다 우리가 지금 서 있는 매크로 환경 자체가 그만큼 불확실하다는 사실의 반영에 가까울지 모른다.
백투백이라는 유령은 한동안 채권시장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 (경제부 시장팀장)
smjeong@yna.co.kr
정선미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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