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이 운명의 날…1조원 공익채권 운명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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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홈플러스가 결국 대형마트 전 매장의 문을 닫는다. 법원이 제시한 회생계획 연장 조건인 최소한의 운영자금 확보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시장에서는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회생절차에서 발생한 1조원 규모 공익채권의 우선순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견련파산이 이뤄질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형마트 67곳까지 결국 휴업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날 운영자금 고갈과 시설 유지, 관리 어려움 등으로 운영 중이던 대형마트 67곳의 임시휴업을 결정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도 오는 20일까지 2천억 원의 긴급운영자금 확보 방안을 제출하면 회생절차 연장을 재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측에 운영자금 대출을 재차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도 메리츠 측에 자금 지원을 압박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조달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매장 운영 자금은 바닥났다. 홈플러스는 "더 이상 매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어 보안 및 안전 유지를 위해 13일부터 상황 변화가 있을 때까지 본사 및 대형마트 매장 모두 임시휴업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핵심 점포를 팔아 자금을 확보하려 했지만, 원매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즉시항고 기간이 마무리되는 오는 20일까지 최소한의 운영자금 확보가 어려워 사실상 파산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실적인 선택지로는 법원이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하는 견련파산과 채권자나 회사가 직접 파산을 신청하는 일반 파산 절차가 거론된다.
◇법원, 직접 파산 선고 내릴까
시장의 관심은 홈플러스가 일반 파산이 아닌 '견련파산' 절차를 밟을지에 쏠렸다. 견련파산은 회생절차가 중단된 기업이 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회생절차와 연계해 진행하는 파산 절차다.
견련파산이 이뤄지면 회생절차 과정에서 쌓인 공익채권의 우선변제 지위가 유지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공익채권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만약 회생절차 폐지 확정 이후 일반 파산으로 넘어가면 공익채권의 법적 지위와 변제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공익채권은 회생절차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기 위해 인정된 채무자에 대한 청구권으로, 일반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보다 먼저 변제된다. 물품 대금과 체불 임금, DIP 금융 등이다.
다만 견련파산은 법원이 직접 파산을 선고해야 하는 만큼 정치·사회적 부담이 적지 않다.
홈플러스의 임시휴업 결정에 반발한 노동조합은 곧바로 정부와 MBK파트너스 측을 강하게 비판하며 총력 투쟁을 선언했다. 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 노동자와 입점 업주, 납품업체, 협력업체 노동자 수는 10만 명에 달한다. 전국 홈플러스 입점업체 점주들도 오는 15일 생존권 보장과 영업권 보호를 촉구하기 위해 청와대 앞에 모인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법원이 직접 견련파산을 선고하기보다 일반 파산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최효종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법원이 파산을 직접 선고하는 직권파산(견련파산)보다는 채권자가 파산을 신청하는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면서 "만일 파산선고 없이 개별 집행 절차로 진행될 경우 전국 각지에서 수백, 수천건의 소송이 벌어지고 사회경제적인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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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변제 재원 마련도 관건
파산 절차가 진행돼도 채권 변제를 위한 재원 마련도 또 다른 과제다.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04억원에 불과하다. 주요 자산은 대부분 메리츠금융 등 채권단이 담보권을 설정한 부동산인 만큼 향후 자산 처분이 채권 변제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향후 법원이 파산 신청을 받아들이면 파산관재인 선임과 자산 처분, 채권 변제 절차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주요 자산에 담보권을 확보한 메리츠금융 등은 자산 처분 절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메리츠금융그룹에 따르면 현재 담보로 잡고 있는 홈플러스 매장 수는 61곳이다. 메리츠는 신내점이 매각돼 515억 원을 회수했고, 이자와 원금 일부를 포함해 총 2천561억 원을 변제받았다. 남은 회수 대상은 대략 1조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매각에 최소 1~2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처분 과정이 길어질수록 메리츠 입장에서는 미리 충당금을 설정해야 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입지가 좋은 점포들이 많아 이미 건설사들이 일부 부동산 자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실제 매각까지는 최소 1~2년은 걸릴 듯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매각 자금으로 메리츠 측에 변제가 완료되면 이후 남은 자금으로 나머지 채권자들이 변제받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견련파산이 진행돼 공익채권의 우선순위가 확보된다면 전단채 등 후순위 채권자들의 변제 수준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일반 파산으로 진행돼 공익채권의 우선순위가 낮아지면 다른 채권자들에게 돌아갈 재원은 일부 늘어날 수 있다.
한편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영업은 멈추지만 내부 쇼핑몰은 입점업체가 원할 경우 계속 운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올리브영과 다이소 등 주요 임차 매장도 20일 법원의 최종 결과가 나기까지 영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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