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최근 환율이 하락하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백투백(back-to-back)' 인상 우려는 다소 덜어진 가운데, 지난 2007년의 선례가 그 가능성을 더욱 낮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매우 이례적이었던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백투백 인상은 지난 2007년이 유일한데, 당시 서브프라임 사태와 맞물리며 아찔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는 것이다.
14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7월과 8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달아 인상할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로 하락하면서다.
그와 동시에 그 가능성을 더욱 낮추는 요인으로 과거 유일무이했던 백투백 인상 경험이 거론된다.
2022년~2023년 초 팬데믹 유동성에 따른 물가급등 기간을 제외하면 한은의 백투백 인상은 지난 2007년 7~8월이 전무후무하다.
팬데믹 기간 당시 5~6%에 달하는 매우 이례적인 소비자물가를 진화하기 위해 연속 인상에 나선 경험은 있지만, 이는 평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려워 제외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한은 역시 지난주 국회 업무보고 당시 물가확산지수 관련 자료를 제출하며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평가하기도 했다.
2007년 7~8월 한은의 연달은 기준금리 인상은 아찔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한은은 수출 호조 등을 필두로 한 국내경기의 강력한 성장을 뒷배로 백투백 인상을 단행했다. 현재 경제 상황 판단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2007년 7월(4.50→4.75%) 한은은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최근 국내 경기는 수출이 높은 신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투자와 소비도 꾸준히 늘어나는 등 상승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인상을 단행했다.
8월(4.75→5.00%) 회의에서도 자신감은 이어졌다.
한은은 2007년 8월 통방문을 통해 수출이 견조하고 투자와 소비도 꾸준히 늘어난다고 평가한 뒤 "이번 인상으로 금융완화의 정도가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잇따른 긴축으로 유동성이 제약되고 취약층의 금융 환경이 악화될 우려가 있는 가운데서도 경기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 인해 '버틸 수 있다'는 진단을 내린 셈이다.
연합뉴스
아찔한 건 그 다음이었다.
공교롭게도 한은의 백투백 인상이 있었던 8월9일 저녁 프랑스계 은행인 BNP파리바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슈로 인해 자산유동화증권(ABS) 펀드 3개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슈는 그 전부터 지속되고 있었지만 BNP파리바의 해당 결정이 글로벌 신용경색의 신호탄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조가 됐고, 이에 따라 향후 한은은 5개월(2008년9월~2009년2월) 동안 325bp(5.25→2.00%)라는 역사적 인하를 단행해야 했다.
국내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리스크가 잠재한 상황에서 굳이 급격하게 긴축을 할 필요가 있었냐는 자성이 나왔다.
한은 집행부는 물론 금융통화위원들 역시 당시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국내외 여건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연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정도인지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굳이 백투백 인상에 나서야 할 이유가 적어 보인다"면서 "다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백투백에 나서지 않겠다는 일종의 공표를 금통위에서 하지도 않을 것 같아서 그 부분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2007년 당시에는 금통위가 매월 열렸는데 이제는 1년에 8차례"라며 "백투백에 나서지 않으면 두 달을 쉬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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