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화물에 20%의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하며 국제 원유시장에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통행료 부과를 추진할 경우 군사적 긴장 고조와 해상 운송 차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 이후 예상됐던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 전망이 뒤집힐 수 있다고 내다봤다.
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우 대표는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시장이 공급 확대를 기대했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낙관론이 약화했다"며 공급 과잉 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전면 봉쇄될 경우 공급 과잉 전망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통행료가 원유에도 적용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운송 비용이 배럴당 약 16달러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씨티는 미국의 통행료가 실제 시행될 경우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란이 미국과 체결한 양해각서 이행을 미국 중간선거 이후로 미룰 가능성도 커졌다"며 "이 경우 국제유가는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운송비 상승보다 실제 원유 공급 감소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행료는 운송 비용을 높이겠지만, 원유가 실제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클레르에 따르면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4척으로 일주일 전의 37척에서 크게 감소했다. 이 가운데 원유 운반선은 4척에 그쳤다.
카탈리스트 에너지 인프라 펀드의 헨리 호프만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선박 운항 감소가 이어질 경우 원유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산유국들의 저장시설이 포화되고, 결국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프먼은 저장시설이 포화되면 생산 중단이 불가피해져 실제 공급 감소 규모가 인프라 피해만으로 추정되는 수준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공급 과잉 전망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IEA는 최근 2026년 말 글로벌 원유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이 정상화된다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원유 공급 불안이 재점화하며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장중 80달러를 넘었던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오후 1시58분 현재 전장보다 2.12% 상승한 배럴당 79.8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9월물도 배럴당 80.27달러로 2.73%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간밤 이란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해협을 공정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다른 국가의 민간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지금부터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 불릴 것"이라며 "세계에서 매우 불안정한 이 지역의 안전과 보안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에 대해 선적된 모든 화물의 20%를 보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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