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세계 3대 사모펀드인 EQT파트너스의 장 에릭 살라타 아시아 지역 회장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자세로 '무한 게임(infinite mindset)'과 '건전한 편집증(healthy paranoia)'을 꼽았다.
한 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경쟁자를 끊임없이 의식하며 배우려는 태도가 장기적인 투자 성과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살라타 회장은 13일(현지 시간) 모건스탠리의 팟캐스트 '하드 레슨(Hard Lessons)'에 출연해 "우리는 언제나 한 번의 펀드만으로도 모든 성과를 잃을 수 있는 경쟁적인 산업에 있다"며 "항상 언더독이라는 마음가짐과 건전한 편집증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며 "최고의 거래를 성사하거나 가장 큰 펀드를 조성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다음 펀드 하나만 잘못 운용하면 그 성과는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살라타 회장은 투자 성공보다 실패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0년대 초 인도 시장에 진출하면서 다양한 업종에 소수지분 투자에 나섰지만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투자자들로부터 "왜 잘 모르는 시장에 진출하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이후 투자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소수지분 투자를 중단하고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거래에 집중했으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투자하는 방식 대신 시장을 분석해 정보기술(IT) 서비스 산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도 강화했다.
그는 "우리가 잘못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전략이었다"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솔직하게 인정하고 전략을 수정한 결과 인도는 가장 부진한 시장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살라타 회장은 1990년대 베어링스은행에서 프라이빗에쿼티(PE) 사업을 시작했지만, 은행이 파산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ING의 베어링스은행 인수를 계기로 아시아 사업부를 분사할 수 있었고, 이후 글로벌 사모펀드 EQT와 통합하며 지금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그는 "커다란 위기나 충격이 찾아올 때마다 또 다른 문이 열렸다"며 "어려운 시기를 버텨낼 수만 있다면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고 말했다.
성공 사례로는 국제학교 운영업체 노드앵글리아 에듀케이션(Nord Anglia Education) 투자를 꼽았다.
살라타 회장은 2007~2008년 당시만 해도 아시아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국제교육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회사를 인수했고, 이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학교 수를 6개에서 90여 개로 늘렸다. 기업가치는 당시 약 3억~4억달러에서 최근 14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됐다.
그는 "새로운 산업을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초과수익(알파)을 만드는 방법"이라며 "반복적인 현금흐름과 경영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장 주목하는 시장으로는 일본을 지목했다.
그는 "일본의 바이아웃 시장은 1980년대 미국 기업 구조조정 시장을 떠올리게 한다"며 "도쿄증권거래소의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비상장 전환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투자 기회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매우 파괴적이고 두려운 변화일 수 있지만 인류는 기술 혁신과 전쟁, 팬데믹 등 수많은 변화를 극복해 왔다"며 "중요한 것은 위기를 사업을 다시 정의하고 전략을 바꾸는 계기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공했다고 경쟁자를 무시하는 순간 위험이 시작된다"며 "끊임없이 배우고 호기심을 유지하는 자세가 결국 최고의 투자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모건스탠리, 연합인포맥스 캡처]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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