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미국 증시에서 그동안 소외당했던 소형주들이 올해 들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리스크와 고평가 논란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낙수 효과를 누리는 중·소형주로 자금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소형주 지수인 러셀 2000은 올해 들어 약 20% 상승하며 2003년 이후 최고의 성과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0% 오르고, '매그니피센트 7' 종목이 3% 미만의 상승률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크리티 굽타 JP모건 프라이빗 뱅크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지난 수년간 시장의 광범위한 랠리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매번 대형 기술주가 수익률을 독식하는 모습에 실망해 왔다"면서 "하지만 이제 주도권이 넘어오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 몇 안 되는 승자(빅테크)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러한 소형주의 반등은 ▲AI 인프라 투자 붐 ▲정부의 세제 혜택(One Big Beautiful Bill) 효과 ▲밸류에이션 매력 등 세 가지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매니시 카브라 소시에테 제네랄 미국 주식 전략 담당 대표는 "미국의 AI '산업 슈퍼사이클'이 이러한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으며 데이터 센터 지출이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끌면서 소형 기술주와 산업주가 특히 큰 혜택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분기 전망치에 따르면, 아마존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미국의 주요 하이퍼 스케일러들은 올해 AI 인프라에 약 7천250억 달러(약 1천81조 원)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해 대비 77% 급증한 수치다.
카브라 대표는 "'크고 아름다운 법안'과 모든 세금 환급이 미국 소비자를 구했다"며 "만약 이 법안이 없었다면 모든 소형주 섹터에서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여름 제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따라 올봄 미국 시민들에게 세금 환급이 이루어졌고 소기업들은 법인세 인하와 자본 감가상각 처리에 대한 유리한 변화로 혜택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투자 관리의 북미 투자 전략 및 리서치 책임자인 데인 스미스는 견고한 경제와 시장 내 다른 분야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밸류에이션 때문에 미국 소형주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주의 높은 주가수익비율(멀티플)과 쏠림 현상이 올해 투자자들을 우려하게 했다"며 "소형주는 이러한 위험에 대한 일종의 안식처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HSBC의 맥스 케트너 전략가는 "이번 소형주 랠리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경제 성장이 아닌, 손실을 보는 기업들의 주가가 투기적 열풍으로 오르는 '스테로이드를 맞은 기술주 거래'"라고 지적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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