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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당국 허들 초고속 통과했다

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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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위험인데 초고속으로…심사 대폭 단축

업계 "고위험 감안해 더 신중히 들여다봤어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금융감독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초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 심사 절차를 평소보다 대폭 단축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속도감 있게 추진되는 정책성 상품임을 감안하더라도 투자 위험을 따져볼 때 오히려 다른 상품보다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숙의를 거쳤어야 했단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 동시 상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의 상장 심사는 일반 ETF보다 훨씬 앞당겨진 일정으로 진행됐다.

통상 자산운용사는 ETF를 만들어 출시하기까지 △상장예비심사신청서 사전협의(평균 2~3주 소요) △공시 상장예비심사신청서 거래소 제출(상장심사결과 20영업일 이내 통지, 평균 2주 소요) △금감원과 일정 협의(유동적, 최장 4주) △신탁계약서·증권신고서 작성해 금감원 제출(제출일 포함 17일째에 효력 발생) △상장신청서 작성해 거래소 제출(5영업일 이후 상장 가능) 등 절차를 거친다.

최종 상장 승인 권한은 거래소가 쥔다.

이렇게 전 과정을 거칠 경우 빠르면 7주, 최장 12주가 걸린다. 하나의 ETF 상품을 내기까지 심사 기간이 적어도 2~3개월은 소요된다는 의미다. 상품 구조가 복잡하거나 현안이 있는 상품의 경우에는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경우 심사 기간이 한 달 수준으로 대폭 단축됐다.

각 운용사로부터 취합한 일정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신청서 초안 검토 기간은 일반적으로 약 2주가 소요되지만 이번에는 8일 만에 끝났다.

또 공식 상장예심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받기까지 8영업일이 소요됐다. 일반적으로 15일 소요됐던 단계였다.

상장예심을 통과하면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약관 심사를 받아야 한다. 운용사들은 통상 상장예심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맞춰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데, 제출일로부터 17일째 되는 날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거래소 승인을 받더라도 곧바로 약관 심사 절차를 밟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금감원이 운용사별 신규 ETF 출시 허용 개수를 회사당 월 1~2개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은 한국거래소에서 승인 결과를 내놓기도 전 금감원의 약관 심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 정식 승인을 받기 전에 후속 심사 절차인 '금감원 약관 심사'가 병행된 셈이다.

실제 앞서 지난달 22일 이찬진 금감원장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후회하고 있다"며 "(도입 당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들의 증권신고서가 좀 일찍 들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금감원은 올해 들어 굉장히 보수적으로 약관을 제출받아왔다. 거래소 승인을 받았더라도 약관 제출을 못 해 대기 중인 ETF들이 많다"며 "하지만 예외적으로 이번 레버리지 ETF는 거래소 승인도 전에 금감원 심사가 병렬로 동시 진행됐다"고 말했다.

통상 정부와 금융당국이 적극 추진하는 정책성 상품은 일정에 맞추기 위해 신속한 심사가 이뤄진다.

이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동시 상장 역시 환율을 안정시키고 투자자 자금을 환류하기 위한 당국의 취지에 맞춰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달리 접근했어야 한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투자자 예상 위험이 최고 수준인 '초고위험' 상품인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숙의를 거쳐야 한단 것이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국내에 유례없던 상품인 데다가 고위험 성격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면밀한 검토와 심사를 거쳤어야 맞다"며 "상장이 임박했을 때 거래소에 불려가 상품 선택지를 통보받았을 뿐, 사전에 공식적인 공청회나 설명회가 열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4년 밸류업 ETF 상장 당시엔 종목 선정 등 초기 단계에서부터 업계와도 치열하게 논의했는데, 이번처럼 이렇다 할 의견수렴 없이 상품화가 빠르게 진행된 건 처음 겪는다"고 말했다.

당초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상장 전 금감원과 거래소가 각 사에 비공식적으로 유선이나 구두 방식의 의견 수렴을 거쳤다"며 "도입 시 운용상의 이슈와 회사별 가능 종목, 레버리지 일별 리밸런싱(비중조정)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을 물었고 대부분의 회사가 '테일 리스크'(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일어날 경우 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위험) 등 우려 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서 "하지만 단시간 내 소수 종목으로만 추진되면서 의견 수렴은 '요식행위'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아무리 환율 안정이라는 정책 목적이 있었더라도 리스크가 큰 상품을 지나치게 서둘러 도입한 측면이 있다"며 "당국과 기관의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심사 절차를 일반 ETF 대비 우선 처리하거나 단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ETF는 국내와 해외, 채권형 등 상품 특성이 제각각이어서 심사 기간을 일률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며 "심사 과정에서 다른 상품보다 서둘러 처리한 바 없다"고 말했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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