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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백조 영업이익 분배 어떻게…노동계·재계·학계 '백가쟁명'

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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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사하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4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에서 열린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6.7.14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수백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어떻게 분배할지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천문학적 성과는 사회가 함께 만들어낸 이익이라고 강조했고, 노동계는 영업이익 기준의 성과급 분배와 법인세 인상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계는 영업이익은 노사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기업의 초과 이윤을 사회 각 부분이 나눠 가질 경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후발주자에 따라잡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김영훈 노동부 장관 "천문학적 AI 성과, 사회가 함께 만들어 낸 이익"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4일 용산 피스앤파크에서 열린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천문학적 AI의 성과는 우리 사회가 모두 함께 만들어내는 이익의 총량은 아닐까"라며 "그렇다면 이익의 총량은 우리가 어떻게 규정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마주하고 있다"고 화두를 던졌다.

김 장관은 '투자나 분배냐'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정부는 새로운 상상력이 더욱 창발적이고 새로운 대안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대화의 촉진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은 산업혁명 시대 기술 발전과 자본주의의 발전이 있었지만, 그 이후 그에 맞는 노동법과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현재 그에 맞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차 의원은 "AI 선도 국가로 남는 나라는 산업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곳일 수도 있겠지만, 급격한 노동 전환에 버티는 국가만이 주도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 의원은 "AI 기본 사회에 대한 논의는 AI가 가진 새로운 인지 체계를 갖고 교육·의료·복지·포용적 금융 문제에 대해서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사회 안전망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년에서 15년 정도 걸리는 이 전환의 속도를 버틸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AI 기본 사회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차 의원은 한국에서 구축한 AI 시대 사회 시스템이 세계의 표준이 될 수도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상황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AI 시대 특정 기업의 이윤이 과거 수준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분배 방식이 정당한지 묻는 질문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당기순이익 등 성과급 교섭의 기준 마련, 사내 하청 노동자로의 교섭 제도 확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목적세 검토, 국가임금위원회 설치 검토, 동일노동 동일일금의 구체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기업은 기업 내에 시야가 머물러 수백조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이 산업으로 확산되기 어렵다"며 "정부가 특별목적세로 거둬 오로지 그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만 쓰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열 건국대학교 교수는 사회 연대 임금이 아닌 '사회 연대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사회 연대 임금은 반도체, 조선 등 산업의 경기 변동성, 혁신의 동력 상실 등 부작용이 많다는 이유다.

윤 교수는 사회 연대 투자의 4가지 핵심으로 원·하청의 공동 혁신, 미래세대 인재 양성, 산업전환 지원체례, 사회안전망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언하는 강성진 교수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강성진 교수가 14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에서 열린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4 ryousanta@yna.co.kr

◇ 노동계 '영업이익 성과급'·'법인세 인상' 옹호…재계 "中 추격 우려"

류제강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은 배분 문제에 있어서 노사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류 본부장은 "노사가 단체 교섭을 통해 지급 기준과 방식을 합의했다면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며 "국가가 법률이나 일정 기준으로 직접 규율하면 노동기본권과 단체 교섭 및 노사 자치의 원칙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류 본부장은 성과급 배분의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유용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업이익은 노동자의 통제력이 큰 지표"라며 "노동자의 통제력이 클수록 인센티브 효과가 크고 생산적 행위가 고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태조사에서도 이미 65%에 달할 정도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유용한 초과이익공유(PS) 성과 지표가 영업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이겨레 민주노총 청년특위 위원장은 "반도체 기업이 200~300조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하는 조건에서 현재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지나치게 낮다"며 "현재 24%로 되어 있는 최고세율을 30%, 35% 구간을 신설해 세수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투기화를 막기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부동산 보유세 현실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계는 '영업이익 N% 성과급' 등 노동계의 요구에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황용현 한국경영자총협회 이사는 "국내 보상체계도 연공 서열이 아닌 직무·성과·역량에 따라 정교하게 차등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유출 위험이 큰 핵심 인재에게 파격적으로 보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업이익 N% 성과급' 문제는 단체 교섭의 대상이 아니라 경영 판단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황 이사는 "근로자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을 근로계약 또는 단체협약 등에 의해 보장받고 있다"며 "추가로 영업이익까지 배분하라는 요구는 위험과 보상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자본시장의 기본 원리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반도체는 호황기 벌어들인 수익으로 불황기에도 투자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은 경우 1980년대 일본 반도체 신화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본부장은 반도체 기업의 초과 이윤을 사회 각 부분이 나눠 가져가면 중국 CXMT 등 후발 주자의 추격을 뿌리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노동 시장의 이중성 문제, 취약계층의 보호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재분배 문제는 기업이 나설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가가 철저히 나서야 하고, 기업의 초과 이윤이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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