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산업의 '초과이익' 분배를 놓고 찬반 양측이 치열하게 맞섰다.
'초과이익'이라는 정의 자체가 모호하다는 지적과 함께, 사이클에 민감한 반도체 산업 특징을 고려하면 이익이 재투자에 활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노동계는 인공지능(AI) 산업으로 피해를 보는 계층과 공급망 내 협력업체 등을 위해 이익이 쓰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산업통상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15일 개최한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는 이런 논의가 활발하게 오갔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챗GPT AI 생성]
◇ "'초과이익' 정의 어려워…이익·세수 논의 분리해야"
먼저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초과이익'이라는 정의의 모호성과 반도체 산업의 시장 취약성 등을 들어 현재의 분배 논의를 비판했다.
초과이익이 존재한다면 어느 정도가 적정 이익인지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정의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초과이익 측정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회 통념상의 초과이익을 기준으로 하면 기업의 혁신 역량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언젠가 손실이 나면 동일한 잣대로 공유하자는 논리가 성립되겠나"고 되묻기도 했다.
반도체는 내구재 특성상 시장 사이클에 민감한 데다, 최근 급증한 수요는 소수 빅테크에 집중돼 있어 실적 변동성이 크고 투자 실패의 위험성이 높다고도 언급했다. 이런 환경에선 기업이 수익을 올릴 때 투자 재원을 쌓아둘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초과이익과 초과세수에 대한 결정을 명확한 방화벽(Chinese wall)으로 분리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초과이익에 대한 결정은 노사가, 초과세수에 대한 결정은 정부가 하는 것으로 서로의 경계를 넘으면 안 된다고 안 교수는 설명했다.
[촬영: 윤은별 기자]
◇산업계,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일제 비판…"주주 결정권 침해"
산업계 인사들은 이처럼 기업의 이익은 재투자에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반도체 업계 노조가 최근 영업이익과 연동한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공통으로 비판했다.
이준 산업연구원 전략산업연구센터장은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는 본래 주주가 주총에서 정할 몫인데 노사가 먼저 그 몫을 가져가면 주주의 이익 배분 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이사는 역시 영업이익 등 기업 이익을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에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법·제도적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고용노동부 토론회에서 언급된 특별목적세 도입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이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처럼 반도체 초과이익에 대한 특별세를 거두자는 구상이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특별목적세와 비슷한 사례로, 과거 스웨덴에서 기업의 이윤을 거둬 근로자와 나누는 기금으로 조성한 것을 언급했다. 그러나 사유재산권 침해와 사회주의 우려로 폐지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별목적세로 거둔 돈을 반도체 생태계에 투자를 하자는 주장에 대해 "이는 기업이 판단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촬영: 윤은별 기자]
◇노동계 "초과이윤, AI로 피해 본 사람에 먼저 쓰여야"
한편 노동계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이윤과 초과세수를 AI 산업의 피해 계층에게 사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겨레 민주노총 청년특별위원장은 초과이윤과 초과세수를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이윤 창출에 기여한 사람, 반도체 산업 초과이윤의 그늘인 AI 산업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에게 우선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초과이윤이 공급망 내 협력업체에 대한 적정 규모의 이윤 보장과 함께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노란봉투법 등으로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원청에 대해 교섭력이 생긴 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초과세수를 활용한 적극적인 재정 정책 운용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 위원장은 "상당한 수준의 초과 세수가 확보된 조건에서 불평등·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 세수의 '생산적 재투자'가 사회 안전망과 고용시장 안정화를 위해 집행되면서 사회 전체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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