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국책은행 기업은행의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가 다음 달 이후로 밀릴 전망이다.
중금리대출 취급액을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얼마나 제외할지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준이 확정되지 않으면서다. 정부가 포용금융 확대를 내걸고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독려하고 있지만, 정작 은행이 중금리대출을 늘릴수록 가계대출 총량 한도를 잡아먹는 모순적 구조가 국책은행의 상품 출시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당초 이달 말로 계획했던 중금리대출 상품의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앞서 중저신용자 지원 확대 차원에서 이달 말로 중금리대출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기업은행은 중금리대출 상품의 한도를 어떻게 정할지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금리대출이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되면 추가로 늘릴 여력이 있는데, 은행권 개별 중금리대출 상품에 인센티브를 어떤 비율로 언제부터 적용할지에 대한 세부 기준은 아직 나오지 않아서다.
금융당국은 기업은행 측에 언제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기한을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말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에서 민간중금리대출 취급액의 최대 80%를 가계대출 증가분 목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달 말 저축은행 6곳은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금리 연 5.9~15.27%, 차주당 1천만원 한도의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내놨다.
은행·카드·캐피탈 업권은 올 하반기 중 중금리대출 상품이 출시될 것이라고만 예고한 상태다.
기업은행의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 지연은 가계부채 총량 관리와 포용금융이라는 두 정책이 충돌하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포용금융 확대를 선도해야 할 국책은행이지만 총량규제 앞에서는 시중은행과 동일한 제약을 받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순증액은 이달 들어 연간 목표치의 약 80%에 소진했다. 5대 은행 5곳 중 3곳은 이미 총량 목표치를 초과했다.
이러한 국면에서 중금리대출에 총량 예외를 다소 넓게 열어주면 가계부채 관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인센티브 방안이 조속히 확정되지 않으면 은행권은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더라도 공급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금감원과 가계대출 총량 한도 문제를 어떻게 풀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중금리대출을 취급할수록 한도를 잡아먹는 구조라 이대로는 출시가 어려워 적용 시점과 총량 제외 수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기업은행 제공]
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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