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사용료 과도하면 주주가치 훼손 우려
이사회, 상표권 사용료가 적정한지 따져야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상표권 사용료가 적정한지를 가늠할 수 있는 정상가격 기준을 확정하면 대기업집단 이사회의 주주충실의무 준수 여부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가 지주사에 상표권 사용료를 과도하게 지불하는 경우 계열사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계열사 이사회는 주주가치를 지키고 충실의무를 다하기 위해 상표권 사용료가 적정한지 면밀히 따져야 할 수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상표권 거래에서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사익편취, 사업기회 유용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그룹 계열사가 지주사에 상표권 사용료를 지나치게 지급하면 계열사 이익이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지주사로 이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법 개정 이후에는 상표권 거래에서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문제가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됐다.
앞서 지난해 7월 국회는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를 신설한 상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상법 제382조의3에 따르면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 및 주주를 위해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또 이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 총주주 이익을 보호해야 하고 전체 주주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
계열사가 상표권 사용료를 부당하게 높은 수준으로 지불하면 계열사 일반주주는 손해를 입고 지주사 주주인 총수일가는 이익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중복상장 구조가 흔한 경우에는 이 같은 거래가 자회사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중복상장은 지주사와 자회사가 모두 상장한 경우를 말한다.
이 때문에 계열사 이사회는 주주충실의무를 다하기 위해 상표권 사용료가 적정한지, 계열사 주주가치를 위협하지 않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특히 공정위가 최근 심사관 단계에서 기업 상표권 사용료의 정상가 기준을 수립했는데 이를 위원회 차원에서 마무리하면 계열사 이사회는 상표권 사용료의 적정성 등을 판단한 근거가 생긴다.
전문가들은 중복상장 구조가 상표권 거래에서 이해충돌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사에게 주주충실의무가 요구되는 만큼 이사회가 상표권 거래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 100%를 소유한 상황이면 이런 상표권 거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중복상장 구조에서는 계열사가 지주사에 상표권 사용료를 과도하게 지불하면 계열사 주주가치 훼손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가 상표권 사용료 정상가 기준을 제시하면 이사회가 판단을 내리기 용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주주충실의무가 도입되기 이전에도 이사는 회사에 대해 충실의무를 다하기 위해 상표권 사용료 적정성 등을 따져야 했다"며 "앞으로 주주충실의무까지 더해져 이사회의 법적 책임이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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