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14일 점심시간 KB금융그룹 임원들은 약속을 미루고 모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생방송으로 지켜보느라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날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초고가주택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것이 좋은지, 만약 그렇다면 주택 가격 얼마를 기준으로 삼으면 될지 논의가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유튜브 생중계로 국무회의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댓글을 달아달라고 즉석에서 요청하면서 보유세를 강화해야 하고 30억원이 적정하다는 의견이 많다는 점도 공유됐다.
이 대통령이 법정 이자의 5배를 초과하는 불법 대부를 형사처벌할 수 있는 방안을 지시하면서 금융위원회에도 채무 면책 기준에 대한 입법 검토도 요청하자, 일부 KB금융 임원은 관련 내용을 빠르게 메모하기도 했다.
KB금융 임원들이 점심도 거른 채 국무회의를 경청하는 것은 양종희 회장의 '특별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양 회장은 KB금융 임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실시간으로 챙겨보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이 출렁이고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관심은 자연스레 금융시장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정책을 펼쳐야 하는 금융당국 수장들의 기조를 실시간으로 읽을 수 있는 게 국무회의다.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는 금융회사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흐름을 읽고 빠르게 대응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그룹 경영을 함께 해나가는 임원들에게 챙겨보도록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KB금융은 현 정부 들어 경쟁사보다 반걸음 빠른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5극 3특' 등 국가균형성장 전략을 내세우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전북 전주 국민연금 옆에 금융타운을 열었다. 현지 채용 약 150명을 포함해 은행, 증권 등 계열사 350명이 전북행에 나섰다.
생산적금융 영역에서도 KB금융은 신안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국민성장펀드 '제1호 투자처'로 만들며 앞장서나갔다. 포용금융에서도 개인연체채권 약 1천300억원어치를 상반기 선제적으로 소각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양 회장의 이러한 정부 정책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KB금융은 오는 8월 27일 차기 회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고 9월 11일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한다.
승계 절차가 현재진행형인 금융지주는 KB가 유일하다. 당국의 시그널 하나하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시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정부 기류에 예년보다 더욱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실적을 보면 양 회장의 연임 명분은 충분하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외생 변수'가 남아 있는 한 최종 후보 결정까지 이러면 기조는 계속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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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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