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감면 수준은 이견…다주택 중과·오피스텔 취득세 완화론도
재경부 주관 부동산 세제 토론회
[출처 : 재정경제부]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부동산 세제 전문가들이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장기간 주택을 보유하면 양도소득세를 깎아주는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거주 1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를 구분하고, 비거주 주택이나 초고가 주택에 적용되는 공제 혜택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통으로 제시됐다.
다만, 실거주자에게 어느 정도까지 세 부담을 낮춰줄지를 두고는 견해가 엇갈렸으며,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양도세 중과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특공제 개편 공감대…"보유보다 실거주 중심으로"
1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세제 토론회에서 조정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위원장은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양도가액 12억원까지 이미 비과세되는 상황에서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 합계 최대 80%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조 위원장은 "전국 주택 가운데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3%에 불과하고, 서울로 범위를 좁혀도 15% 정도"라며 "특정 지역 초고가 아파트가 가장 역진적인 세금 혜택을 많이 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짚었다.
그는 "땀 흘려 버는 돈에는 30%씩 세금을 내는데 아파트를 오래 보유하고 거주했다는 이유만으로 80%의 공제율을 유지하는 것은 공정의 가치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심충진 건국대 교수는 현행 장특공제 가운데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는 폐지하고, 실거주 기간을 중심으로 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교수는 "현행 제도는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장기 보유만 해도 4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어 투기적 주택 수요를 촉진하는 부작용이 있다"며 "10년 이상 거주하는 경우에만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도 "1가구 1주택과 1가구 1주택 실거주를 구별해 감면 구조를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며 "비거주 1주택자는 감면을 줄이고, 양도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제도 개편 이전부터 주택을 보유해온 사람에게는 일정 기간 출구를 열어줘야 한다고 봤다.
이 대표는 "예컨대 3년 안에 팔면 감면해주겠다고 하면 매물이 크게 증가해 시장 안정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1세대 1주택 양도세 감면도 평생 한 차례만 적용해 반복적인 갈아타기를 통한 투자 수요를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거주 감면 놓고 이견…"거의 비과세" vs "불로소득 확대"
실거주 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을 어느 정도까지 낮춰줄지를 두고는 견해가 갈렸다.
이 대표는 "실거주에 대해서는 양도세 감면을 대폭 늘려 (세금이) 거의 나오지 않게 해줘도 된다"며 실거주자에게 혜택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비거주 1주택자의 양도세 혜택을 줄이더라도 실거주자에 대한 공제까지 지나치게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남 소장은 "비거주 공제를 줄이는 대신 실거주 공제를 늘리게 되면 실거주 1주택자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불로소득이 보장되고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거주한 주택에서 10억원의 양도차익이 생기면 양도세 실효세율은 1% 정도지만, 10년 동안 10억원의 근로소득이 발생하면 근로소득세 실효세율은 약 25%"라며 "실거주 1주택자에게 혜택을 주더라도 근로소득세 실효세율보다는 최소한 높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고가주택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심 교수는 초고가주택 여부를 양도가액이 아닌 실제 양도차익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양도차익이 30억원 이상이면 공제율을 10%포인트(p) 낮추고, 이후 양도차익이 10억원 증가할 때마다 공제율을 10%p씩 추가로 낮추는 방식이다. 최대 공제율도 50%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심 교수는 "양도가액 50억원, 취득가액 15억원인 강남 아파트를 10년 보유하고 거주하면 현재는 80%를 공제받는다"며 "공제율을 10%p 낮춰도 양도차익에 대한 실효세율은 9%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매물 잠김 풀어야"…다주택 중과·오피스텔 취득세 완화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높은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매물 잠김과 임대차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세율을 일부 낮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함 랩장은 "서울 아파트 매물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이후 8만건 수준에서 6만건 수준으로 줄었고, 전월세 매물도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그때 한시적인 예외 조항을 운영하기보다 조정대상지역의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20∼30%p를 10∼20%p 정도로 낮춰 정책이 일관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과세율이 너무 높으면 증여나 월세를 통해 과세 부담을 회피하는 움직임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신 일정 기간 발생한 주택 양도소득을 합산해 누진 과세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심 교수는 "첫 번째 주택을 양도할 때는 일반 과세하되, 10∼15년 안에 다른 주택을 추가로 팔면 앞선 양도소득까지 합산해 누진 과세하고 기납부 세액은 공제하는 방식"이라며 "이렇게 하면 주택을 매매해 벌어들일 수 있는 소득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매물 잠김도 완화하고 과세 형평성도 제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함 랩장은 주거용 오피스텔이 실제 주택으로 사용되는데도 일반 주택보다 높은 취득세율을 적용받는 문제도 지적했다.
현재 1주택자는 주택 취득 시 1∼3%의 취득세를 내지만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 사용하더라도 4%의 취득세율이 적용된다.
함 랩장은 "주거용 오피스텔의 1세대 1주택자에게 양도소득세 감면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비아파트 공급 확대와 무주택자의 주택 선택권을 넓히는 차원에서 오피스텔 취득세 완화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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