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측 물가 압력 전이 위험 경고…다음달 점도표 제시
(서울=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7.16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2.75%로 25bp 올린 가운데 신현송 총재가 향후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을 시사하는 선명한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내놨다.
시장에 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최대한 배제하려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소통 방식과 대조되는 행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상승 압력의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신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경로를 사전에 확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전제하면서도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앞으로 있을 몇 차례 회의가 다 살아있는 회의(라이브 미팅·live meeting)"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밝혔다.
또 신 총재는 성장·물가·금융안정 세 갈래 모두 앞으로의 추가 금리 인상을 뒷받침한다며 이를 설명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신 총재는 반도체 호황이 촉발한 교역조건 개선이 수요측 물가 압력으로 전이될 위험을 경고했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주요국이 수요측 압력을 '일시적'이라며 간과했던 전례를 언급하며 선제 대응 필요성을 뒷받침했다.
아울러 신 총재는 지난 5월에 이어 다음 달 금통위에서도 금통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를 제시하겠다고 확인했다.
이 같은 신 총재의 적극적 소통은 취임 직후부터 포워드 가이던스를 사실상 폐기한 워시 의장과 대비된다.
워시 의장은 지난 1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금리 인상 여부는 다음 회의에서 문을 닫고 결정하겠다며 사전에 정책 방향을 예고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이미 워시 의장은 지난달 취임 첫 FOMC부터 이 철학을 실행에 옮겼다. 정책 성명서는 132단어로 직전 4월의 345단어에서 크게 줄었고, 정책 결정 내용을 앞에 배치한 뒤 경제 상황을 간략히 설명하는 방식으로 재편됐다. 함께 공개된 점도표에는 자신의 금리 전망을 제출하지 않았다.
가이던스를 배제하는 논리도 구체적이다.
워시 의장은 지난 14일 연방의회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2주 뒤 회의에서 무엇을 할지, 올해 남은 기간 무엇을 할지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면 이후에는 우리의 기존 판단에 부합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그와 맞지 않은 정보는 배척하는 상황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두 중앙은행 수장이 인플레이션 통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신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며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했고, 워시 의장 역시 물가 안정을 연준의 최우선 목표로 못 박았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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