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최근 가파른 연쇄 폭락세를 보인 코스피가 이번 주 추가 하락 압력을 소화하며 바닥을 확인하는 '하방 지지력 테스트' 구간에 진입할 전망이다.
주가지수가 기술적 약세장에 들어선 가운데, 주중 예정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증시 방향성을 가르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20일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레인지로 6,300~7,300을 제시했다.
코스피는 지난 7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약 25.2% 밀려나며 이미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특히 시장을 주도하던 대형 IT·반도체 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가 고점 대비 29.7% 하락했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기는 각각 36.9%, 43.7%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체감 공포를 키웠다.
시장이 과민 반응하는 원인으로는 악재에 유독 취약해진 반응 함수가 꼽힌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상장 우려,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반도체 이익 증가율 둔화 등은 상반기에도 노출됐던 재료다.
당시에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인공지능(AI) 내러티브 확산에 묻혔으나, 최근 주가 조정 압력이 커지자 시장이 악재만을 선택적으로 소환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8배까지 밀려났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저점을 포함해 최근 2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밸류에이션 상 낙폭이 과도한 만큼, 코스피가 6,000포인트 초중반 선에서는 강력한 하방 지지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요국의 휴장 기간 발생한 대외 이벤트도 주초 우리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5~16일 미국 증시는 TSMC의 호실적 발표에도 AI 수요에 대한 불안감, 중국 AI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우려,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겹치며 약세를 보였다. 2거래일간 나스닥은 1.5% 내렸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3% 급락했다.
시장의 시선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AI 수요의 지속성과 반도체 업종의 주가 정상화 여부를 가늠할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오는 23일(현지시간) 예정된 알파벳의 실적 발표다.
시장은 이들의 2026~2027년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 변화와 클라우드 부문의 수익성 개선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자체 AI 가속기(TPU) 등 견조한 수요가 확인된다면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범용 D램 수요의 중장기 가시성도 높아져 국내 반도체 주에 대형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어 24일에는 인텔이 실적을 공개한다.
인텔 실적에서는 데이터센터 매출보다 서버용 CPU 출하량의 실제 회복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서버 출하량이 반등한다면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GPU에만 국한되지 않고 CPU와 범용 메모리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가 된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시즌도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현대차, 두산에너빌리티, KB금융 등 로보틱스·원전·금융 업종 대표 기업들이 성적표를 내놓는다. 그간 반도체 업종 급락 과정에서 동반 하락했던 비(非)반도체 주들은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크다.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개별 업종별로 차별화된 반등 탄력을 보일 수 있다.
한편, 지난 금요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안이 시장의 수급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신규 상장 중단과 광고 금지는 즉시 시행되지만 예탁금 상향(1천만 원→3천만 원)과 괴리율 관리 강화 등 핵심 방안은 8월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주초 당장의 변동성 제어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배율 축소나 신규 설정 제한 등 강력한 방안이 제외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이번 규제로 무분별한 레버리지 과열을 억제하는 효과는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레버리지 상품의 전체 운용자산(AUM)은 지난 6월 말 16조 원에서 최근 10조 원 수준으로 줄어들어 리밸런싱에 따른 시장 충격 역시 이전보다 완화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레버리지발 수급 이슈보다 반도체 업황 본연의 펀더멘털 회복이 더 급선무인 상황"이라며 "기업들의 실적 이벤트에 무게중심을 두고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언했다.
[코스피·코스닥]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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