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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가보지 않은 길' 원화 국제화엔 설명이 더 필요하다

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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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제가 기자간담회를 하나 준비할게요"

지난 16일 오후 3시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참석을 위해 걸음을 재촉하던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에게 원화 국제화와 24시간 외환시장에 대한 질문의 기회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정식 기자간담회인지, 비보도를 전제로 한 티타임인지는 분명치 않았다. 다만 취지는 같았다. 지금의 설명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었다.

같은 날 오전 열렸던 7월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년 6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시기와 성장률, 물가, 증시 변동성이 화두였다.

24시간 외환시장 거래가 시작된 이후 첫 금통위였고 가을에는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시범 가동도 예정돼 있었지만, 외환 관련 질의는 시간 관계상 순서가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달 역대급 규모의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이어 이달 SK하이닉스 ADR 상장 이슈까지 더해지며 달러-원 환율이 한 달 새 80원 넘게 흔들린 참이었는데도 그랬다.

신 총재도 이를 의식한 듯 간담회 말미 "오늘 사실 환율에 대한 질의가 안 나왔다"며 꺼졌던 마이크를 다시 켰다.

예정된 질의응답이 끝난 뒤였지만 24시간 외환 거래와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NDF와 실물인도선물환(DF), 한미 금리차까지 짧게 훑었다.

평가는 신중했다. "아직까지는 24시간 거래가 NDF 시장을 축소하지는 않았다"며 "NDF 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고 약간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금리와 NDF의 연결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금리차가 축소되면 NDF 거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계속 보고 있다"며 "관련해 준비하고 있는 페이퍼가 있다. 발표하면 따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간담회장을 나서는 신 총재를 붙잡고 기자들은 24시간 외환시장 초기 평가와 역외원화결제시스템 제도 변화에 대해 추가 질의하기도 했다.

역외원화결제시스템은 외국인이 국내 계좌 없이도 해외 '역외원화결제기관'의 본인 명의 원화계좌로 원화를 보관·결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기존 투자자등록계좌(IRC)가 요구하던 대표자 신원 확인, 공증된 법인 서류 제출 절차가 간소화되는 만큼 감독 체계도 함께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발표한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보면 역외원화결제기관에 대한 모니터링 등 전용 감독 인프라는 2027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도 시행과 감독 체계 마련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에 신 총재는 "감독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이어 "24시간 외환 거래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며 "보완적인 제도가 함께 정비돼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원화 국제화는 거래시간만 늘리는 제도가 아니다. 거래 관행과 결제 방식, 회계와 리스크 관리, 시장 참가자의 근무 체계까지 함께 바꾸는 작업이다.

은행과 한은 실무진은 이미 야간 근무와 새 업무 프로세스에 적응 중이고, 거래 기준과 후속 절차도 계속 보완되는 과정이다.

한국이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인 만큼 시장은 당국의 설명에 더 의지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의 중앙은행 총재이자 지급결제와 외환시장 운영을 총괄하는 책임자인 신현송 총재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공개 자리인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도 외환시장 현안이 밀렸다는 점은 아쉽다. 제도는 빠르게 바뀌는데 이를 설명하고 시장과 소통할 기회는 오히려 부족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F4 회의 직전 급히 엘리베이터에 들어서던 신 총재가 외환시장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따로 갖겠다는 약속을 던진 것도 이런 인식을 감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원화 국제화의 성공 여부는 제도 설계뿐 아니라 시장과의 소통에도 달려 있다는 점을 총재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경제부 윤시윤 기자)

신현송 한은 총재,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참석

(서울=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7.16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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