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신현송 한은 총재의 시장 소통 방식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를 거치면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통화당국의 고민과 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향후 어떤 지표를 주시하는지 의견을 나누는 방식이다.
금통위의 강한 인플레 대응 의지를 기본 전제로 깔고선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적절한 정책 반응과 이에 따른 시장 영향을 그려보게 하는 셈이다.
◇ 양방향 강조했던 신현송…2분기 GDP 두고 "같이 보시죠"
신현송 총재의 부임을 앞두고 채권시장에서는 6개월 점도표 등 한은의 포워드가이던스 확대 기조가 이어질지에 관심을 뒀다.
신 총재는 취임사에서 "시장과의 양방향 소통을 강화하면서 우리 실정에 맞는 정책 커뮤니케이션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언급했다.
그간 양방향 소통이 부족했다는 의미인지를 기자들이 묻자 "그게 아니라 원칙적으로 양방향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답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후 양방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종 기준금리와 시장이 반영한 인상 경로에 대해 한은이 이렇다 할 평가를 내놓지 않아서다. 그러던 중 양방향 소통은 지난주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신 총재는 지난주 금통위 간담회에서 인상 속도 질문에 다음 주 공개되는 2분기 국민소득 통계를 "저희가 아주 주의 깊게 보겠다"며 "여러분들도 같이 좀 봐주시고요"라고 답했다.
1분기의 유례 없는 가파른 성장세가 하향 조정되는지 수출 호조에 유지될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가파른 명목 경제 성장세는 수요 측면 물가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당국이 최근 경계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첫 번째 금통위에서는 통화당국의 가파른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면 두 번째 회의부터는 시장과 지표를 함께 보며 고민하자는 의도를 전한 셈이다.
점도표를 찍지 않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과 비교하면 매 회의를 살아있는 회의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다만 신 총재는 시장이 참고할 지표와 점도표, 연구자료 등 통화당국의 생각을 더 풍부하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통화정책 관련 학계 전문가는 "시장과 소통이 그린스펀 연준 의장 시절로 돌아가면 안 된다"며 "점도표 등 여러 정보가 나오면서 금통위 주목도가 높아지고 정책 영향이 커진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 올해 성장률 전망치 얼마나 오를까…'큰 폭'은 얼마나
채권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백투백(back to back·연속)' 인상 가능성이다. 당장 오는 23일 2분기 GDP 지표가 어느 수준으로 나오고,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얼마나 조정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은이 제시한 가장 큰 단서는 '큰 폭'이라는 단어다. 금통위는 7월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서 "금년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2.6%)를 '큰 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은에서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 등에서 정도를 언급하는 표현에는 '소폭'과 '상당 폭', '큰폭'이 있는데, 이 중 가장 높은 수위 표현을 꺼내든 것이다.
통상 소폭의 경우 '0.1~0.2%', 상당 폭은 '0.2~0.3%', 큰 폭은 '0.4% 이상'으로 평가된다. 이를 적용하면 8월 한은이 공개하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0%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0.4% 이상이라는 점에서 상방을 더 열어둘 수 있지만, 분기별 전망에서 조정하는 폭이 경험적으로 그리 크지 않았다는 사실도 참고할 부분이다.
채권시장의 한 참가자는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 관련 제시한 힌트를 토대로 2분기 GDP를 역산해보고 있다'며 "성장률 전망치 조정 폭을 언급하려면 2분기 GDP도 고려했을 텐데, 한은이 지표 추이를 더 잘 알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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