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부의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정책을 둘러싼 포퓰리즘 논란에 대해 "20년간 운영해온 제도의 공백을 메우고 금융시스템을 선진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위원장은 20일 청와대 '팩트방앗간'에 출연해 "정부의 오랜 빚탕감 정책들이 포퓰리즘이다, 관치금융이다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생각이 좀 다르다"며 "이거는 특혜가 아니다. 좀 더 선진화된 금융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권 부위원장은 장기 연체채무 탕감의 취지가 악성 채무자를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상환 능력을 상실한 취약계층의 재기를 돕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마디로 빚 때문에 목숨을 끊는 일이 없도록 사람을 살리는 금융을 만드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라며 "불가항력으로 생긴 오래된 빚은 재산과 상환 능력을 철저하게 심사해 정리해드리는 것이 바로 새도약기금"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사람을 도와주는 게 아니다"며 "진짜 어려운 사람들, 갚을 방법이 없는 분들만 도와드리는 것인데 이것을 도덕적 해이로만 이야기하기에는 공동체가 생각해볼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성실 상환자와의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그런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제도로 만든 것"이라며 "우리나라 금융 시스템은 IMF 외환위기 이후 채권자 중심으로 운영돼 왔고, 이제는 채무자 보호와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회사에도 연체채권 관리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 부위원장은 "대출은 채무자의 상환 약속이지만 금융회사도 대출 당시 위험을 심사하고 그 대가로 이자를 받는다"며 "문제가 생겼을 때 관리 책임도 함께 나누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자가 대출만 해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빌려주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장치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부위원장은 "7년 이상 빚쟁이로 살겠다고 자처한 사람은 없다"면서도 "국세청,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금융결제원 등의 정보를 활용해 소득과 재산을 꼼꼼히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월부터는 신용정보법 특례 시행으로 채무자의 동의 없이도 재산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며 "중위소득 60% 이하이면서 회수 가능한 재산이 없는 경우만 채무를 면제하고, 숨겨놓은 재산이 발견되면 채무조정 자체를 무효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권 부위원장은 장기적으로는 금융회사들의 연체채권 관리 관행도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언급했다.
그는 "장기간 방치된 갚을 수 없는 채무는 조정과 감면, 면제를 통해 채무자가 재기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금융회사들도 대출 이후 연체가 발생하면 추심과 매각, 시효 연장만 반복하는 관행을 개선하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빚을 너무 죄악시하는 것도, 반대로 모두 없애줘야 한다는 것도 균형을 잃은 것"이라며 "갚을 수 있을 만큼 빌려주고, 빌렸으면 성실히 갚도록 하되 정말 갚을 수 없는 경우에는 합리적인 심사를 거쳐 조정하는 것이 균형 잡힌 금융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고유가 피해지원금 금융기관 업무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17 uwg806@yna.co.kr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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